내년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Analystㆍ기업분석가)에 대한 자격시험제도가 도입된다.또한 애널리스트와 마찬가지로 현재 자격제한이 없는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담당자도 공인회계사나 증권분석사로 제한된다.
6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증협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증권전문인력에 대한 자격요건 개선안’을 이달 안으로 확정, 금감위 승인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증협 관계자는 “부실기업분석이 잇따르면서 애널리스트, IPO 담당자 등의 자질에 대한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됨에 따라 이 같은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며 “애널리스트의 경우, 증권분석사(가칭) 시험을 통과하도록 하는 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증협은 애널리스트의자격과 책임 등을 ‘증권회사 영업행위에 관한 규정’에 명시하는 한편, ‘유가증권인수업무에 관한 규칙’도 개정해 IPO 업무 담당자에 반드시 ‘공인회계사 또는 증권분석사 7명 이상’이 포함되도록 할 방침이다.
증협 관계자는 '자격이 제한되는 애널리스트를 '증권사에소속돼 특정기업에 대한 분석리포트를작성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기존 인력에 대해서도 일정부분의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선안은 이와 함께 부실분석이 드러난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IPO담당자에게 일정기간 해당업무를 정지시키는 등의 구체적인 제재방법도 담고 있다.
증협은 애널리스트 자격시험과 관련,"사단법인 증권분석사회에서 시행 중인 증권분석사 시험을 내년부터 협회로 이관,애널리스트의 전문성을 검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험제도를 개선하고 자체적으로 증권분석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미 증권분석사회는 이사회를 통해 증권분석사 시험을 협회에 이관키로 결의했다.
애널리스트의 부실분석 문제점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올 초 한 코스닥등록업체가 경영악화로 부도가 났으나 부도나기 불과 40일 전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이 회사를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가진 우량기업으로 매수추천,당시 손실을입은 투자자들이 크게 반발해 소송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최초의 기업실사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기업공개업무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1999년부터 2000년까지 공모기업 311개사 중 무려 69개사에 대해 실적 부풀리기 등 부실분석이 발생한 사실이 6월 증권업협회에 적발됐다. 40개사는 증권사 추정실적의 40~70%에 불과한 경상이익을 냈으며,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으나 아예 적자를 본 기업도 29개사에 달했다. 이로 인해 당시 19개 증권사가 1~5개월간 기업공개 업무를 금지당하기도 했다.
결국 이 같은 개선안은 애널리스트들의 엉터리 기업분석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증권 당국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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