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양대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과 국군 기무사령부의 2년여에 걸친 힘겨루기가 국정원측의 승리로 결판났다.군 고위관계자는 5일 “문두식 기무사령관이 최근 신임 인사차 신 건(辛 建) 국정원장을 방문,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인근으로 사령부를 이전하려던 당초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통보했다”며 “기무사는 대신 과천과 성남 인접부지를 사령부 이전 대상으로 내정하고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양측의힘겨루기는 기무사가 1999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맞은편에 위치한 사령부(옛 보안사령부)의 낡은 건물을 헐고 내곡동 국정원에서 직선거리로 12.5㎞떨어진 부지로 이전키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국정원은 “정보기관의 밀집은 적의 공격에 취약해지는 등 안보상 문제가 있다”는 논리로 기무사의 이전을 끈질기게 반대했다.
그러나국정원의 반대 이면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 기무사가 이웃이 될 경우 고도가 더 높아 국정원의 원장공관과 주요시설을 파악당할수 있다는 점과 양측에 얽힌 과거사가 근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는 79년 10ㆍ26때 전두환(全斗煥) 당시 보안사령관이 이끄는 보안사에 접수당하면서 중정 요원들이 무력 앞에 무릎을 꿇은 치욕을 당한 적이 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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