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일산 산후조리원 신생아 돌연사는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린 신생아들을 그대로 방치해 탈수증이 심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이에 앞서 설사 등 증세로 일산백병원에 입원중인 신생아 3명에게서 신생아들을 숨지게 한 바이러스와같은 종류의 아스트로 바이러스가 검출돼 장염 바이러스 공포가 번지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5일 서울대보건대학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의 관계자와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지난달 22~29일 사망한 신생아중 2명은 바이러스(아스트로ㆍ로타 바이러스)성장염에 의한 중증 탈수증으로, 다른 1명은 심장 이상으로 각각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종구(李鍾求) 방역과장은 “숨진 2명중 1명은 태어난 산부인과에서는 장염 증세가 없었으며, 다른 1명은 산부인과에서 설사 등의 증세를 보여 치료받았다”며“둘 다 산후조리원에 들어간 뒤 증세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바이러스가 사망 신생아의 가검물에서 직접 검출된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태어난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의 종사자, 조리원을 거쳐간다른 신생아들에게서 장염을 일으키는 아스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으로 미뤄 둘 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실하다”고덧붙였다.
이 과장은 이어 “이들신생아는 체중의 4분의 1이 줄어들 정도로 증세가 심했는 데도 조리원에서는 수분을 보충하는 수액요법 등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아 상황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고있으나 보건복지부는 산후조리원에 대해 무대책과 알맹이 없는 대책으로 일관, 비난이 일고 있다.
복지부는 5일 산후조리원을 제도권에 편입시키고 위생교육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조리원을 신고제로 할지, 허가제로 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허가제로 할경우 규제완화흐름에 역행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고, 위생관리를 강화하면 산모들의 비용부담이 커져 채택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계 안팎에서는 산후조리원 대책이 사태가 일단 진정되면 또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복지부는 이에 앞서1998년 9월부터 경기도가 3차례나 산후조리원을 의료업으로 분류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를 모두 묵살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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