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계가구인란과 구직란 등 양수겸장에 시달리고 있다.대기업에 비해 신규인력채용이 쉽지 않은 인터넷업계는 요즘 근무 보장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근무보장제란 신입사원이일정 기간 이상 근무를 하지 않고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직을 할 경우 보증보험에서 회사측에 해당 직원의 임금을 상당부분 보상해 주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신입사원들은 매월 일정액의 보증보험료를 내야 한다.
인터넷기업협회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빠르면 올 해 말부터 신규채용시 근무보장제를 적용하기 위해 서울보증보험과 협의 중이다. 협의가 완료되면 올 해 말에 300여개 회원사들의신규 채용인력 수요를 파악해 합동 공개채용을 실시할 방침이다.
인터넷기업들이 근무보장제를도입하는 이유는 신입사원들의 잦은 이직 때문.
모 인터넷업체 임원인 K(43)씨는 “요즘 취직이 안되다보니 학벌좋고 능력있는 취업준비생의 경우 무조건 입사해 놓고 보자는 생각에 인터넷기업에 들어와 근무 하다가 6개월도 안돼 연봉이나 조건이 좋은 대기업, 외국기업 등으로 옮기는 사례가 많다”며 “인터넷기업을 버스정류장처럼 여기는 사람들 때문에 신규채용을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인터넷업체들은 정부에서 500억원을 투자해 대졸자들에게 3개월간 직장체험기회를 제공키로한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인터넷기업이 사회초년병들을 위한 유치원이냐”고 반문하고 “IT기업들의 신입사원채용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IT업계에는 취업준비생뿐만 아니라 경력이 많은 고참 경력자들도 구직란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대기업과 외국기업 위주로 불어닥친 구조조정바람 때문에 실직한 고참 경력자들이 인력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에서 8년이상 근무하며 알아주는 프로그램 개발자로 7,000만원의 연봉을 받던 C(34)씨는 최근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그만뒀다.
그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던 중 많은 IT기업들이 경력자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력이 오래될수록 몸값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C씨는 결국 이력서에 자신의 경력을 5년으로 줄여서 적어냈다. C씨는 “많은 IT기업들이 경력 5년차 이상은 부담스러워 하기때문에 대부분 경력을 줄여서 얘기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여기에 해마다 관련인력을 대규모로 흡수했던 삼성SDS 등 대형SI업체들마저 구조조정으로 상당수의 경력직을 정리하고 신규채용은 전면 동결한 채 결원이 생길 때만 경력직을 소수 채용할 방침이어서 IT업계의 구인, 구직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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