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슈 인사이드 / 기업들 '임금파괴' 바람분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슈 인사이드 / 기업들 '임금파괴' 바람분다

입력
2001.11.06 00:00
0 0

봉급생활자의 ‘임금파괴’ 현상이 국내 각 기업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기업마다 연봉제 도입과 함께 능력과 성과에 입각한 ‘신임금제도’를 속속 도입하면서, 연공서열에 입각했던 임금의 위계구조는 처참히 깨져나가는 추세다.

임금파괴 바람은 몸집이 가볍고 인원수가 적은 중소ㆍ벤처업계에서 시작됐지만, 대기업에서도 일반화하고 있다.

■ 입사는 동기, 임금은 2배

현재 대리급 이상에 연봉제를 적용하고 있는 LG전자에서 같은 직급내 임금격차는 최대 20%. 그러나 LG전자는 새로운 성과주의 임금제도를 도입하면서 내년부터 연봉제 대상을 평사원까지 확대하고, 동일직급간 임금격차를 100%까지 허용키로 했다.

함께 입사해 함께 승진했더라도 봉급은 ‘더블’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부장급의 경우 최대성과급을 받는다면 웬만한 임원보다도 많은 1억원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고급인력 스카우트에는 사이닝보너스만 1억원을 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삼성도 현재 계열사마다 과장급 이상에 적용하고 있는 연봉제를 내년부터 대리 및 주임급까지 확대키로 했다.

계열사별, 사업부별 성과 및 이익공유(Profit sharing) 방식을 통해 임금을 차별화한다는 구상. “나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 직원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의 기본 생각이다.

■ 임금파괴=경력파괴

경력과 연령에 따라 월급을 받는 시대는 끝났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년 미만 경력사원과 10년 이상 경력사원의 임금격차는 1985년 2.67배였으나 90년엔 2.18배, 지난해엔 1.92배까지 좁혀졌다.

경력과 연봉의 비례관계는 깨지고, 점차 능력과 성과에 의해 급여가 결정되고 있다는 증거다.

또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나이가 많을수록 급여도 늘어났지만, 90년대 중반이후부터는 40~45세 근로자(여성은 30~34세)의 급여가 가장 많고, 이후부터는 점차 임금이 작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평생직장 개념이 깨지고 비정규직증가, 파견근로제 도입, 정리해고제 시행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지면서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격차가 점차 해소되고 있다”며 “임금파괴는 곧 경력파괴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 블루칼라도 고액연봉

울산 공단내 태광산업의 경우 28년차 현장반장 연봉이 9,000여만원으로 공장장(상무)보다 800여만원이 더 많다. 효성도 20년차 근로자 연봉이 웬만한 대기업 임원급인 7,000만원이 넘는다.

대부분 고졸 출신임에도 기본급 상승에 야근ㆍ특근 등 ‘몰아치기 근무수당’이 합쳐지기 때문이다. 창립기념일 격려금 등을 합치면 연봉 1억원을 넘는 근로자도 있다.

이 때문에 울산공단에선 지난해 연봉서열 상위 1~79위가 현장 근로자였으며, 80위를 임원이 차지했다. 4,500cc급 에쿠스를 타는 현장근로자도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철저한 성과주의 임금이라기 보다는 무리한 노조요구의 결과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화섬업계 관계자는 “화섬과 유화업종의 경우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작업공정 특성으로 인해 노조의 임금인상요구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관례가 고액연봉자를 양산시켰다”며 “생산성 향상이 수반되지 않는 고임금 구조는 기업의 장래를 어둡게 한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