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실업고 근본대책 없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실업고 근본대책 없나

입력
2001.11.06 00:00
0 0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실업교육 육성방안은 위기에 처한 실업계 고교 문제에 대한 응급처방으로서는 어느 정도 효력이 기대된다.2004학년도부터 동일계 대학 진학에 정원 외3% 특별전형 혜택을 주고, 장학금 수혜율을 51.9%, 학비 감면율을 30%로 확대하며, 2005학년도부터 대입 수능시험에 실업계열 신설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방치되었던 실업교육에 대한 관심표명이라는 점에서 우선 반갑다.

직업교육의 축이 실업고에서 전문대로 옮겨간 지금 모든 실업고를 골고루 만족시킬 대안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 방안은 실업고 기피현상을 조금이라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평가할 만하다.

매년 4,000명 가까운 학생이 대학 입시에 특전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은 큰 메리트임에 틀림없다.

학비부담을 덜어주고, 실습 기자재를 확충하고, 실업계열 신설을 검토하는 것도 존폐의 위기에 처한 실업교육의 명맥을 살리기 위한 당연하고도 바람직한 방책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내놓은 실업교육 대책으로서는 어딘가 미진하고 허전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그것은 기능인력 수급과 학력간 임금격차 해소, 직업에 대한 사회인식의 전환 등을 해결할 계획과 비전이 결여됐다는 점이다.

실업교육의 근본문제를 대학입시 특혜라는 엉뚱한 방법으로 풀어보려는 미봉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그래서다.

우리나라 산업화와 근대화에 크게 기여했고, 기능올림픽에서 10여년간 종합우승의 영광을 차지한 원동력이었던 실업고가 오늘날 이렇게 영락한 것은 취직이 잘 안되어서가 아니다.

더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대학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학에 갈 실력이 못되거나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만 모이게 되니 학습의욕과 취업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취직도 진학도 못하는 현실로 인한 학내문제가 쌓이기 마련이다.

사상 유례없는 취업대란이라는 요즘도 중소기업들은 기능인력을 구하지 못해 외국인 인력에 의존하고, 첨단산업과 신종 서비스업 분야는 전문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수요에 부응하고 학력간 임금차별 구조를 개선할 종합적인 계획이 있어야 실업교육 진흥의 청사진이 나올 수 있다.

취업이 안 된다고 실업고를 인문고로 전환시키고, 대학진학 특전 부여로 신입생을 유인하는 것은 일시적인 대증요법일 수밖에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