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으로만 보고 달린 레이스. 아무도 그의 우승을 점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당당히 제일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고, 에티오피아어로 ‘나의 영웅’이라는 뜻인 그의 이름처럼 영웅이 됐다.한쪽 눈을 실명한 테스파예 지파르(25ㆍ에티오피아)가5일(한국시간) 테러 참사 추모 분위기 속에 열린 뉴욕 마라톤에서 세우며 우승했다. 지파르는 대회 신기록인 2시간7분43초를 기록하며 자페트 코스게이(2시간9분19초)와로저스 롭(2시간9분51초ㆍ이상 케냐)을 제치고 맨 먼저 결승테이프를 끊었다. 뉴욕 마라톤의 종전 대회기록은 89년 주마 이캉가(탄자니아)가 세웠던2시간8분1초.
13세 때 황소에게 공격을 당해 오른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은 지파르는 장거리 선수였던 형의 권유로 3년 전 마라톤을 시작해 풀코스 도전 7번째 만에 처음으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레이스 내내함박 웃음을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곤 했던 지파르는 우승이 확정된 후 “달리는 것에만 전념했고, 아무런 고통도, 스트레스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는 마가레트 오카요(케냐)가 2시간24분21초로1위를 차지했고 수잔 켑케미(2시간25분12초ㆍ케냐)와 스베틀라나 자카로바(2시간25분13초ㆍ러시아)가 뒤를 이었다.
테러 희생자에 대한 간단한 추모행사에 이어 시작된 이날 레이스는 참가자들이 도로에 늘어선 군중들로부터 어떠한 음료수도 받아먹지 않도록 철저히 접근을 통제했고 2,800명의 경찰이 보안을 위해 동원되는등 삼엄한 경계 속에 치러졌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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