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안에다가 잦은 권력비리 의혹으로 나라가 뒤숭숭한 판에, 외교부는 국가망신을 자초하고, 집권당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내분에 휩싸여 국정이 총체적 혼돈상태로 빠져들고 있다.이러다가 나라가 어떻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국정 책임을 공유하는 집권당의 권력투쟁은 앞장서서 정권의 레임덕 현상을 촉발하고, 민심이반을 부채질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민심수습을 위해 절실하다는 당정쇄신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왜 느닷없이 내분을 일으키는지 국민들로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집권당의 내분은 한 마디로 범동교동계 플러스 이인제씨 세력과 이를 반대하는 세력간의 권력투쟁이라고 봐야 한다.
당권은 물론 대선후보 경선에서 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냐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한쪽에선 당정쇄신이 현재의 대표체제를 흔들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선 그 자체가 작위적 음모라며 역음모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니 민심이반 수습책으로 제기된 당ㆍ정ㆍ청 쇄신은 처음부터 권력투쟁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의심을 살만도 하다.
물론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가면 서명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잔뜩 벼르는 일부 소장파 의원들의 행동은 순수하다고 봐야 한다.
더욱 점입가경인 것은 쇄신의 대상이라는 사람이 "내가 왜 희생양인가"라며 항변하는 데 덩달아 추종세력은 항의집회를 벼르고, 대권 주자라는 사람들은 이 때다 싶게 이곳 저곳 다니며 세몰이에 열중한다는 것이다.
세몰이를 하려면 그냥 할 것이지 왜 애꿎게 대통령을 내세우는지 그것도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
어떤 주자는 청와대 회의 불참을 선언하면서 은근히 대통령을 깎아 내리고, 어떤 주자는 "대통령에 대한 항복요구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을 감싸고 나선다.
집권당이 이렇게 지리멸렬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국정을 뒷받침 하는 정당이라고 해야 할 것인지 한심한 일이다.
이제는 정말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다. 또다시 우물쭈물 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는 당 운영은 물론, 자칫 국정운영에까지도 심대한 타격을 가할 지도 모를 일이다.
예상보다 빨리 정권의 무기력 현상을 자초할 수도 있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내분의 소지를 제거하든지, 아니면 정치에서 손을 떼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바람직한 것은 이쯤에서 당 총재직에서 벗어나, 국정에 전념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정쟁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 기조위에서 국정을 운영한다면 정권의 말기적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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