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국내 홈쇼핑 업계는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를 방불케 한다.기존의 LG홈쇼핑ㆍ CJ39쇼핑에 이어 농수산TV, 우리홈쇼핑, 현대홈쇼핑(11월19일 개국예정) 등 후발주자들이 2조원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홈쇼핑은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8월개국 6주년을 맞아 중장기 전략을 과감히 수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으로 4년 내 매출 3조원을 달성, 미국의 QVC, HSN을 제치고 세계최고의 홈쇼핑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핵심이다.
‘LG홈쇼핑 호(號)’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영재(崔永載ㆍ59)사장은 후발업체와의 차별화를 강조한다.
“홈쇼핑 업체라고 똑 같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LG홈쇼핑의 상품품질은 이미 후발주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을 만큼 훌쩍 성장했다고 자신합니다.”
최 사장은 “신규 업체의 등장은 홈쇼핑 시장 규모의 확대를 가져오는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출혈 경쟁을 지양하고 특성을 살리는 특화 전략을 전개한다면 모두가 이기는 윈-윈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사장은 전형적인 LG맨이자 유통업계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1965년 LG화학의 전신인 ㈜럭키에 입사, 생활용품 사업부 전무, 생활건강 부문 사장을 거쳐 97년 말 LG홈쇼핑을 맡았다.
1년만에 선두 39쇼핑(현 CJ39쇼핑)을 제치고 국내 최고의 홈쇼핑 업체로 성장시켜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
LG홈쇼핑의 성공에는 그의 독특한 경영관이 자리하고 있다.
“불량고객도 고객입니다. 불량고객의 요구에도 감동할 만한 친절과 서비스로 보답할때 우량고객이 되죠” 그의 ‘불량 고객론’은 홈쇼핑 업계에선 어록이 된 지 오래다.
그의 집무실 한쪽에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팩시밀리 한 대가 놓인 사연도 이같은 경영관과 무관하지 않다.
‘신문고’로 불리는 이 팩시밀리를 통해 하루에도 수십통의 고객의 목소리가 전해져 온다. 그는 이 팩스 내용을 점검하는 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한다.
일일이 읽어보고 문제가 해결되면24시간 내에 고객에게 결과를 통보한다. LG홈쇼핑이 시행하고 있는 실명제 서비스, 선환불 서비스, 지정일 및 휴일 배송, 해피콜 서비스, 리콜서비스등 ‘5대 고객만족 서비스’도 그의 작품이다.
철저한 ‘품질 경쟁’도 경영 이념의 한 축을 이룬다. “홈쇼핑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정말 많은 힘이 들었습니다.
초기에는 품질이아닌 가격으로만 경쟁해 ‘홈쇼핑=싼 물건을 파는 곳’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었기 때문이죠.” 그는 당장의 고객보다는 미래 고객의 가치를 위해 우수한 품질만은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품질경쟁의 고삐를 조였고 결국 LG홈쇼핑을 1위 업체로 만들었다.
최사장은 일에 대한 욕심 만큼 직원들이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1등 회사가 1등 인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1등 인재가 1등 회사를만든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그는 “사원들의 가치를 올려주고 어디에내놓아도 최고의 몸값에 스카우트될 수 있는 인재로 키우는 것이 회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요즘 최 사장의 목표는 인터넷 쇼핑몰 LG이숍(www.lgeshop.com)을국내 최고의 온라인 쇼핑몰로 만드는 것.
지난 해 5월 8억원에 불과했던 월 매출이 올 5월 75억원으로 치솟으며 1년만에 10배 성장을 기록했다.
그는 “LG이숍의 매출이 지난해 전체 매출의 2%(12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 해는 약 10배에 가까운 1,000억원, 내년에는 3,000억원에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약력
1942년 경남 고성 출생
1960년 마산상고 졸업
1965년 한양대 화공과 졸업
1965년 LG화학 입사, 기획개발 담당 이사
1990년 LG화학 생활건강 부문 부사장
1996년 LG화학 생활건강 부문 사장
1997년 LG쇼핑 대표이사
1999년 한국통신판매협회 초대회장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LG홈쇼핑은?
LG홈쇼핑은 국내 최고의 종합 홈쇼핑 전문업체라고 할 수 있다.
1995년 국내 최초로 TV 홈쇼핑 사업을 시작한 이래 96년 4월 카탈로그통신판매, 98년 4월 인터넷 쇼핑몰 사업(www.lgeshop.com)등 국내 무점포 유통사업의 각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98년부터 기존 선두업체인 39쇼핑(현 CJ39쇼핑)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선두업체로 상한 LG홈쇼핑은 매년 평균 200%의 고성장세를 기록하며 올 상반기 현재 4,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홈쇼핑 시장의 60%를 점유하고있다.
이 같은 고성장에 힘입어 LG홈쇼핑은 ‘국내 최고’란 타이틀을 넘어 세계 3대홈쇼핑업체로 도약했다.
99년 매출 실적이 미국의 양대 홈쇼핑 전문업체인 QVC(21억7,000만달러), HSN(9억3,000만달러)에 이어 2억1,500만달러를 기록, 세계 3위로 올라섰다.
LG홈쇼핑은 올해 1조500억원의 매출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홈쇼핑이 판매하는 제품 중 90%이상이 중소기업 상품. LG홈쇼핑의 고성장은 자연스레 국내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가져왔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LG홈쇼핑이란 유통 채널을 통해‘윈-윈’(WIN-WIN)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LG홈쇼핑은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5월 중국 광저우(廣州)의 광동유선방송의 홈쇼핑 채널 사용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해외 홈쇼핑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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