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의학정보는 의사들만의 것이었지, 환자들에게 공개될 기회는 별로 없었죠. 하지만 이제의학정보를 환자들과 공유할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서울대병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 은석빌딩10층. ㈜버추얼엠디 사무실에서 만난 김석화(46) 대표는 자신이 ‘사업가 같은 의사라기보다는 의사 같은 사업가’라고 소개하지만 흰 가운을 입고 환자를 진료하던 성형외과 의사의 단순한 분위기는 결코 아니었다.
버추얼엠디는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공급하는 사이버 의료지식 정보회사다.
1일 같은 이름의 의학교육 정보 사이트(www.virtualMD.co.kr)를 개설해 사업을 시작했다.
바쁜 진료에매여 새로운 지식을 접할 기회가 부족한 의사들을 위해 온라인을 통한 양질의 평생교육을 제공하자는 의도에서 설립됐다.
사이트의 핵심은 최신 의학정보 데이터베이스. 이외에도 국내 의료계 뉴스, 주요 의학 학술회의의 동영상 제공, 개원의들을 위한 병원개원 노하우 제공 등을 서비스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의사국가시험을 앞두고 있는 의대생들을 위한 교육관리시스템도 만들었으며, 12월부터는 약사들을 위한 약물 데이터베이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이 100여 년 동안 축적해 온 방대한 양의 의학교육정보를 더 많은 의사, 간호사, 약사에게 전달해 질 높고 제대로 된 평생의학교육을 실시하고 싶었습니다.”
의료분야 전자상거래 회사인 ㈜이지정보, 전자지불시스템회사인 몬덱스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발족한 이 회사에는 120명의 서울대의대 교수가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버추얼엠디는 당분간은 의료전문인을 위한 사이트로 운영하지만 내년 중반기부터는 일반인과 환자들을 위한 컨텐츠도 제공할 계획이다.
물론 지금도 일반인이 회원으로 가입할 수는 있다. 사이트는 철저하게 비영리로 운영된다.
벤처기업 대표로서 환자 진료시간 축소는 당연하겠지만 그는 앞으로 4년 후면 환자진료에만 몰두하는 다른 의사들도 진료 시간들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자들 역시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줄이고 전자메일을 통해 의사들에게 질문을 하고, 천식 심장병 당뇨 같은 만성질환자는 원격모니터링 시스템을 폭넓게 활용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얼마 전 등에 큰 점이 난 아이를 둔 보호자가 수술계획을 직접 짜왔더군요. 외국의 의료관련 사이트를 통해 수술정보를 수집했다면서 수술 방법에 대한 디자인 의견까지 내놓더군요.”
그는 의료에 대한 결정권이 이제까지 의사 의존이었다면, 앞으로는 환자가 주체가 되고, 의사는 권유하는 역할의 인터랙티브한(쌍방향)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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