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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카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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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카렐

입력
2001.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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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11월5일 프랑스의 생물학자 겸 의사 알렉시스 카렐이 타계했다. 향년71세.생트푸아레리옹에서 태어난 카렐은 리옹 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뒤 모교에서 가르치며실험외과학을 연구했다.

그의 가장 커다란 업적은 혈관 봉합과 장기 이식에 있다. 리옹대학 강사 시절 그는 혈관의 양단단문합(兩斷端吻合)에 처음으로 성공했고, 미국의 록펠러 연구소에재직하던 시절에는 신장과 지라의 이식에 성공했다. 카렐은 1912년에 노벨 생리학ㆍ의학상을 받았다.

제1차세계 대전 중에카렐은 프랑스 육군의 군의관으로 일하며 영국의 의학자 데이킨과 함께 방부제로 상처를 씻어내 심부창상(深部創傷)의 감염을 막는 카렐-데이킨법을 개발했다.

또 프랑스를 방문한 미국의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와 협력해서 장기를 몸밖에서 산 채로 보존하는 카렐-린드버그 펌프를 만들기도 했다. 카렐과 린드버그가함께 쓴 ‘장기배양’은 이 공동 연구에 대한 보고서다.

카렐은 외과의사로서주로 사람의 몸을 탐구했지만, 그에게는 몸과 마음을 아우르며 인간존재 전체를 탐구하는 혜안이 있었다. 1936년 저서 ‘인간, 그 미지의 것’은의학자의 저술이지만 철학자들의 독서 목록에 올라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인간의 정신을 지적ㆍ도덕적ㆍ미적ㆍ종교적 차원에서 탐색한 뒤, 정신활동과 육체활동의 상호 작용을 생리학적 수준에서 따져보며 정신활동의 자리는 뇌만이 아니라 뇌를 포함한 모든 기관이라고 주장했다.

외과의학자로서는 드물게, 카렐은정신 활동이 조직과 기관에 대해 기능적 변화만이 아니라 해부학적 변화까지 초래하는 현상, 즉 기적이나 심령현상까지를 엄연한 사실의 영역으로 받아들였다.

그가 보기에는 바로 이런 현상의 해명이야말로 미지에 둘러싸인 인간의 정신을 이해하는 지름길이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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