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임대차 보호법 제정을 요구하며10년째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지체 장애인 백상기(白相基ㆍ49ㆍ한국점포임대차보호법추진위원장)씨가 최근 영세 상인들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실을 열었다.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직 1동 충북소프트웨어지원센터4층에 들어선 3평짜리 상담실. “건물주가 갑자기 보증금을 배로 올리겠다고 한다” “위장 경매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등 억울한 사정을호소하는 상인들의 방문과 전화가 끊이질 않는다.
백씨가 영세 상인의 권리찾기를 위해발벗고 나선 것은 1992년. 그 자신이 악덕 건물주에 의한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백씨는 10여년 동안 날품팔이, 포장마차를 해 모은 돈으로 91년 청주 내덕동에 15평 짜리 횟집을 차렸다.
그러나 건물주는 애초 계약조건을 무시하고 걸핏하면 보증금과 월세를 인상하더니 이를 거부하자 결국명도소송을 제기, 1년여 만에 시설비 한푼 못 건지고 쫓겨났다.
이후에도 서문동에서 3평 짜리 야식집을 열었다가 자신도 모로는 사이에 바뀐 주인이나가라고 해 권리금을 날렸다.
백씨는 이 모든 불이익이 영세 상인을지켜줄 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때부터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을 위해 서명운동을 시작한 그는 법률 전문가를 찾아 다니며 기초 법안을만들었고 93년 그의 법안이 국회에 입법청원 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까지 4차례나 입법청원된법안은 그 때마다 곧 통과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계속해서 유보되고 있다. 그는 “아무리 ‘없는 게 죄’인 세상이라도 국회의원 나리들이 계속 발을뺄 수는 없지 안겠어요”라며 실망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잘 살 수있는 바른 법을 후세에 물려줘야 한다”는 백씨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상인들만 유리해도 안되고 임차인과 건물주 모두 불만이 없는 공평한 법안이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청주=한덕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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