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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세상 / '폐경=성욕감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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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세상 / '폐경=성욕감퇴' 아니다

입력
2001.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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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와이어스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국내처음으로 실시한 폐경여성에 대한 조사는이 땅의 50대여성의 삶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습니다.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순종을 미덕으로 살아왔던 그들은 폐경 역시 노화현상으로 순응하고 있었습니다.

전국의 50대 여성 1,2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노화현상이라고 응답했고, 30% 정도가 호르몬결핍 증상이라고 답했습니다.

여권론자들이 아무리 ‘임신과 출산의 공포에서 벗어난 제2의 출발’ 같은 현란한 용어로 폐경의 의미를 부르짖어도, 실제 이를 겪고 있는 50대 여성에게는 노화현상 그 자체였던 것이죠.

폐경 후 부부관계에 대한 욕구를 묻자 41.8%는 감소했다고 응답했습니다.

0.5%가 증가, 나머지 57.7%는 차이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14.3%), 호르몬 부족(13.5%), 감정이 안 생김(12.5%) 같은 이유를 들어 폐경시 여성으로서의 상실감(13.8%), 우울하다(12.2%), 늙었다( 8.8%) 등과 같은 서글픈 느낌도 많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보고 안명옥 포천중문대의대 교수는 “외국의 많은 연구보고서들은 부부 사랑이 가장 활발한 시기를 폐경전후인 47~48세로 잡고있다”면서 “우리나라 여성들은 사회적 통념에 사로잡혀 자신의 성욕까지도 억누르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하더군요.

놀라운 것은 여성으로서의 상실감을 노출하면서도 ‘남편의 성기능 저하’ 때문에 자신의 성욕이 감퇴했다고 이유를 밝힌 여성은 없었다는 점입니다.

의학적으론 남편에게도 많은 건강상 어려움이 닥치는 시기인데도 말입니다. 아내가 하늘같이 떠받드는 남편. 함께 늙어가는 남편도 아내의 변화를 더 잘 이해하고, 따뜻하게 보살펴 주었으면 합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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