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4일 “국민 지지가 높은사람이 당원의 지지를 받아 대선후보로 선출돼야 정권을 재 창출할 수 있다는 상식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이 최고위원은 이날 제주 방문에 앞서 안양 자택과 김포공항에서 기자와 만나 청와대 최고위원간담회 불참 입장을 재 확인하면서도“청와대와 싸울 일이 아니다”며 갈등설을 부인했다.
그는 최고위원 일괄사퇴에 대한 ‘음모’ 논란에 대해 “그런 게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청와대와의 긴장관계’ 를 길게 끌고 갈 생각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한 측근은 “대통령의 일부 참모가 순리에 어긋나는 대선 시나리오를 쓰려 한다면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이 반발한 것도 내년 1월당 지도부를 먼저 선출하고 지방선거 뒤에 대선후보를 선출하려는 ‘2단계 전당대회론’을접했기 때문.
이 최고위원은 당내 대선 경쟁에서 선두를 달려왔지만 당 대표 등을 놓고 대결을 벌일 경우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 최고위원측은 또 “대통령으로부터 온갖 혜택을 받고도 단합을 해치려는 세력이 있다”며일부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이 최고위원의 목소리 내기는 우선 ‘지방선거 전인 3~4월 대선후보 선출 전당대회 개최’를 따내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개혁그룹과 동교동 사이에서 등거리를 유지하면서 ‘DJ와의 부분적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뜻도 담겨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_7일 청와대 최고위원 간담회에 불참하겠다는 이유는.
“최고위원들이 사태수습을 못한 데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했는데, 무슨 낯으로대통령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겠는가. 최고위원이 아니므로 청와대 회의에 갈 이유가 없다.
평당원으로서 열심히 봉사할 것이다. 지난 최고위원회의에서도청와대 최고위원 간담회 최소를 요청했다. 진퇴를 분명히 해야 한다.”
_최고위원을 그만 뒀지만 당무위원 자격은 유지되는 것 아닌가.
“최고위원으로서당연직 당무위원이었다. 당무위원직도 자동으로 그만 둔 셈이다.”
_앞으로의 계획은.
“무거운 짐을 벗었지만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의정 활동과 함께 공부를 열심히할 것이다. 민생 현장도 찾아가 국민과 더불어 새 시대를 개척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_청와대와의 갈등설이 나오고 있는데.
“최고위원들이 전원 사퇴한 엄중한 상황이므로 비상체제로 새롭게 대처해나가야 한다는것 외에 다른 아무 것도 없다. 청와대와 싸울 일이 아니다. 그만 좀 싸움 붙여라.”
_대통령과 개인적으로 면담할 생각은.
“현재 계획이 없다. (청와대에서) 부르기 전에는 갈 일이 없는 것 아니냐.”
_이 최고위원 진영에서 일괄사퇴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내가) 음모라고 말한 적 없다. 언론에서 음모에 대해 묻길래 내가 (음모가)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얘기할 수 있나라고 답했을 뿐이다.”
-대선후보 및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시기에 대한 견해는.
“그 얘기 할 때 아니다. 정치일정은 지방선거 등을 고려, 전략적으로 결정하면된다. 비상체제를 구성한 뒤 의견을 수렴하면 될 것이다. 순리대로 결정하지 않겠는가.”
_대선주자를 배제하고 중립적 과도비상체제를 구성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당과 총재가 결정할 일이다.”
_당정쇄신이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가.
“여러 경로로 의견이 전달됐다. 대통령이 전적으로 결정할 일이다.”
_상식의 정치를 강조하고 있는데, 여권 내부에 대선후보 선출과 관련해 상식과다른 그림을 그리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인가.
“나에게 묻지 말고 어떤 사람의 주간지 인터뷰 등을 취재해 봐라.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는 사람이 당의 지지를 받아야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 이런 상식을무시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게 나라를 맡길 수야 없지 않은가.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