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철강재 가격하락으로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가 전문화와 집중화로 불황을 정면 돌파하고 있다.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항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자동차용 고급 강판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으며 동부제강, 연합철강은 표면처리강판과 칼라강판등 비교우위를 가진 전략제품에 승부를 걸고 있다.
동부제강은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낮은 일반 냉연강판의 생산을 지난 해 41%에서 올해는 36%, 내년에는 33%까지 낮추는 대신 수익성이 높은 고품질 표면처리강판과 음료 캔의 원료가 되는 두께가 얇은 극반강판 제품 생산 비중을 70%까지 대폭 확대하고 있다.
연합철강은 내년 중반부터는 수익성이 없는 일반 냉연강판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갈바륨강판 등 표면처리강판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연철은 총 1,500억원이 투입되는 '레인보우 프로젝트'를 통해 연속칼라강판 라인과 연속아연도금강판 라인을 신설했다.
연간 30만톤 규모로 생산되는 갈바륨강판은 도금 부분이 알루미늄 아연 실리콘 등으로 구성된 고급 표면처리강판으로 외관과 내부식성이 뛰어나 건축·자동차용 자재로 이용되는 고부가 제품이다.
국내 자동차용 강판 시장을 장악해온 포철의 독주에 도전장을 던진 하이스코는 기존 주력 상품인 파이프(강관) 생산은 줄이는 대신 올들어 수출 차량용 용융아연도금 강판과 고장력 강판을 개발하는 등 자동차 강판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하이스코는 또 최근 61억원을 들여 자동차 무게를 가볍게 하는 핵심 기술인 레이저 용접식 TWB(테일러 웰디드 블랭크) 가공용 강판 소재 생산을 시작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수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일반용 냉연강판 생산은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전략제품으로 대체하는 것은 수익성을 높이고 무역마찰 피해를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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