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친구가 아니라 노예예요.”경찰청이 지난 6월20일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경찰청 학교폭력상담신고센터((www.police.co.krㆍ일명 틴즈 대화방)에 지방의 한 중학교 3학년생이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주먹대장의 스파링파트너가 되는 아이, 방학숙제를 대신해줘야 무사한 아이, 의자로 두들겨 맞아도 웃어야 더 얻어맞지 않는 사연 등…. 초ㆍ중ㆍ고교생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학교폭력의 실상들을 틴즈 대화방에 낱낱이 드러내 충격을 주고 있다.
“친구를 펀치머신으로 생각하고 때린 뒤 점수를 물어보고 낮게 말하면 그것밖에 안 되느냐며 또 때리고 컴퍼스로 손가락도 찍습니다” “‘스파링’이라며 약한 아이들끼리 싸움을 붙이고 싸우지 않거나 시늉만 하면 때립니다” “시내 게임방에서 마주쳤는데 기분 나쁘다며 담뱃불을 팔에 지져 껐습니다.”
전북 K시 J중학교 3년인 고모(15)군이 지난9월말 5명의 학급내 폭력을 고발한 내용이다.
지방 A중 고모(13)군은 여름방학 숙제를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급 친구로부터 수차례 폭행을 당한 사연을 털어놓았고, 지방 D중 김모(14)군은 “2학년 때부터 이모군에게 수시로 돈을 빼앗겨 왔는데 3학년이 돼서는 아빠의 금시계를 가져오라 하는데 어찌해야 하느냐”며 신고하기도 했다.
대구 B중 2학년 자녀를 둔이모(43)씨는 “학교친구 4명에게 폭행 당한 얘기를 되새기면 피가 역류한다”면서“병원치료를 받고 학교로 데려다 주었는데 ‘아이들이 또 찾아오면 어떡하냐’며 교문 들어서기를 꺼리는 아이를 보며 피눈물을 쏟았다”고 하소연했다.
청소년들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리니지, 디아블로등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이나 계정을 뺏기 위해 “내놓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고, 초등학교 내 학교폭력 고발도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믿기지 않는 충격적인 내용도 수사결과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며 "상담 신고가 들어온 571건 중 범죄혐의나 사고 우려가 있는 196건을 처리했거나 수사중"이라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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