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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 공격 / "블레어 중동순방은 외교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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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 공격 / "블레어 중동순방은 외교 대참사"

입력
2001.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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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이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보다 더 바쁘게대 테러 외교전에 나서 ‘부시의 특명대사’ 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급기야 직격탄을 맞았다.지난달 31일 시리아를 시작으로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을 숨가쁘게 순방한 후 1일 밤 런던에 도착한 블레어 총리가 맞닥뜨린 건 싸늘하다 못해 잔인할 정도의 영국 언론의 비판이었다.

언론들은블레어 총리의 이번 중동순방을 “아사드의 습격을 받았다” “뒤통수를 맞았다” “외교적 대참사” 라고 보도하면서 산적한 국내 문제는 제쳐둔 채 세계지도자로서의 위상만을 챙기려는 그의 외교노선을 맹렬히 비난했다.

블레어의 이번 순방은 관리들도 수긍할 정도로 영국 외교의 대 실패작으로평가됐다. 문제는 첫 방문국인 시리아에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바샤르 알_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블레어 총리를 옆에 둔 채“수백명의 아프간 민간인이 죽어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고 아프간 공습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그는 또 “미국이 테러 단체로 규정한 헤즈볼라와지난달 17일 이스라엘 관광부 장관을 암살한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은 이스라엘에 대항해 싸울 합법적 권리가 있다”고 강조, 이스라엘_팔레스타인간 유혈분쟁을 종식시키려는 블레어 총리의 의도를 원천 봉쇄했다.

아사드와의 회담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던 영국측 수행 관리들 조차 아사드가블레어 총리의 얼굴이 붉게 상기될 정도의 강력한 외교수사까지 동원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달 중순 오만, 이집트 순방 때 방문을 거절 당했다가 가까스로 다시방문을 성사시킨 사우디와 이스라엘에서도 “사우디는 미국의 아프간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시리아는 테러의 중심지이며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철수할의사가 없다”는 대답만을 들었다.

블레어가 순방 전 계획했던 시리아의 헤즈볼라 지원 중단, 시리아와 이스라엘 간 골란 고원 반환협상 재개, 팔레스타인독립국가 건설 등은 당사국들과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레어는 이번 순방 결과를 놓고 7일 워싱턴에서 부시 대통령과 회담할예정이지만, 이번 순방이 영국이 ‘미국의 대리인’ 이라는 이미지만 남긴 셈이 됐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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