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7시30분 여의도 맨하탄호텔에서 민주당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시작하며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일괄사퇴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그러나 최고위원들은 2시간만에 일괄사퇴를 결정했다. 30분 뒤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사표 반려” 반응이 나왔다.
최고위원들은 사표 반려 소식에 번복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은 1일 사퇴의사를 밝힌 때부터 “3일 무조건 물러난다”고 말했고, 박상천(朴相千)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도“선출직은 사표를 받고 말고 할 일이 없다” “나는 이미 평당원”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한화갑(韓和甲) 노무현(盧武鉉) 김원기(金元基) 김기재(金杞載) 신낙균(申樂均) 최고위원은 “사퇴만류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관망하는 자세였다.
회의 전 최고위원들은 일괄사퇴 논의를 예견한 듯 “(일괄사퇴가) 수습책이면 그렇게 해야지”(노무현) “오늘 다 그만둔다며”(이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늦게 도착한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일부러 회의장에서 잠시 나와 “논의의 핵심은 최고위원 사퇴가 아니라 쇄신”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회의가 시작되자 정동영 최고위원은 사퇴입장을 재확인한 뒤 지방일정이 있다며 곧 떴다. 노무현, 김중권(金重權) 최고위원 등이“최고위원들이 한둘씩 사퇴할 바에야 차라리 일괄사퇴해 대통령이 자유롭게 결단할 수 있도록 하자”고화두를 던졌다.
어떤 것이 대통령의 부담을 더는 방법인가 하는 것이 논의의 중심이었다. 한화갑 이인제 최고위원은후속절차 문제를 따져본 뒤 사퇴 대열에 동참했고 김근태 최고위원은 반대 끝에 동의했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한대표가 사퇴를 만류했으나 설득력은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퇴로 가닥이 잡히자 청와대 최고위원회의 참석여부, 전당대회 개최시기 등이 논란이 됐지만 “그만두면서논의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대세에 밀렸다.
회의 직후 박상천 최고위원은 이인제 김기재 최고위원을 따로 불러 앞으로 수습책을 상의했다. 박 최고위원은 “지명직최고위원으로 한시적 과도체제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며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