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변화와 개혁으로 한국 금융가에 새로운 활력을불어넣겠다.”국민ㆍ주택 통합은행이 ‘국민은행’으로정식 출범했다. 통합 국민은행은 1일 오전 9시 국민은행 명동 본점 14층 회의실에서 두 은행의 임직원들이 참석한가운데 김정태(金正泰) 초대 행장의 취임식을 갖고 총자산 185조3,600억원, 거래고객 2,600만 명을 보유한 초대형 리딩뱅크의 탄생을 공식선언했다.
통합은행이 내세운 첫번째 생존전략은 강도 높은 ‘공격경영’. 김 행장은 ‘주주가치의 극대화’ ‘대대적인점포망 확대’ ‘파격적인 성과중심주의’ 등을 화두로 던지며공격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 것임을 예고했다. 김 행장의 취임사와 기자간담회 발언 등을 통해 드러난 통합은행의 향후 행보와 전략을 예상해 본다.
①주주가치의 극대화
“경영의 최우선 목표를 주주가치 극대화에 두겠다”는것이 김 행장의 취임 일성. 그는 “국민은행 주식을 가진 투자자들이 높은 투자수익을 올리는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증권업계를 두루 거치며 쌓은 시장친화적 마인드를 토대로 은행을 ‘돈버는 조직’, 시장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바꿔놓겠다는 것이 김 행장의 야심이다. 이를 위해 전통적인 예대마진수익에만 안주하지 않고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간접상품 및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비은행상품 수수료의 수익 비중을 높여나가겠다는것이다.
9일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인 통합은행 주식의 기준평가가격(국민ㆍ주택은행주식의 시가총액을 주식총수로 나눈 가격)은 3만3,800원. 증권가에선 국내에 ‘최고경영자(CEO) 주가’를 탄생시킨 주인공인 김 행장의 지명도에 ‘합병효과’까지겹쳐 상장 직후 주가가 최소 30%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②선도적 금리공세
김 행장은 “합병은행이 지닌엄청난 수익잠재력을 시현하기 위해 가격선도자로서의 이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우량은행의합병에 따른 막대한 자금력과 신인도를 토대로 금리 공세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은행의 가격 주도권은 당분간 예금금리 및 대출금리양면에서 ‘인하 공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 실제로 김 행장은“현재의 금리상황으로 볼 때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의 경우 0.5~0.6% 포인트 더 내릴 여지가있다”고 밝혀 예금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업 등에 빌려주는 대출금리의 인하도 가시화하고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기존의 프라임레이트(기준금리) 체계를 전면 개편, 실질적인 대출금리 인하조치를 취한 상태. 시장금리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도록한 새로운 기준금리는 종전의 프라임레이트에 비해 1.25~1.50%포인트 낮은 8.0%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③대대적인 점포망 확대
주택은행장 재직 시절 도입한 ‘소규모 다점포’ 전략을 통합은행에도 적용, 대대적인 영업망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직원 3~4명만 둔 소형점포, 이동식 점포, 현금자동입출금기(ATM)점포 등 다양한 점포모델을 개발해 영업망을 지속적으로 확대, 소매금융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 통합은행의 전략이다. 김 행장은 “현재 1,124곳인 점포를 장기적으로 800곳 가량 증설, 총 2,000곳 수준으로 늘리겠다”고밝혔다.
④파격적인 성과 중심주의
“직급에 상관없이 열심히 일해 성과를 많이 내면 평생먹고 살 수 있을 만큼 보상받는 직원이 생기도록 하겠다.” 주택은행 행장시절 월급은 1원만 받고 대신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선택했던 최고 경영자답게 파격적인 임금시스템을 도입,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것이 김 행장의 복안이다.
대안 중 하나는 조직 내에 만연되어 있는 균등주의 내지 평등주의를 없애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고능력에 따라 보임하는 성과중심주의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김 행장은 “팀장이나 지점장은물론 임원에 이르기까지 직급이 상승해야 급여가 올라가는 현행 보수체계를 개선하고 스톡옵션 부여대상 직원의 폭도 크게 확대하겠다”고약속했다.
⑤조직의 안정과 융합
김 행장은 “인사제도 통합이이뤄지면 과거 인사기록을 모두 폐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출신에 대한 차별, 주택은행출신에 대한 역차별 없이 ‘백지상태’에서 인사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뜻이다.
김 행장은 이를위해 “모두에게 평등하게 기회를 줄 것이며 인사는 전적으로 개인이 거둔 성과와 실적을 기준으로 하겠다”고강조했다. 합병은행 성공의 관건인 두 은행 직원간의 ‘화학적 결합’을철저한 경쟁 시스템을 통해 도출해내겠다는 것이다.
통합은행 출범 직전 국민은행 노조를 불시에 방문해 극적인 합의를이끌어낸 데 이어 취임 당일엔 국민은행 본점 건물의 전층을 돌며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눌 정도로 적극성과 추진력, 친화력을 겸비한 김 행장의캐릭터 역시 조직의 통합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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