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 업계 대부’로불리는 정덕진(鄭德珍)씨가 이 달 중순께 한국 생활을 청산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민을 떠난다.정씨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어딜다녀도 떳떳하지 못했다”며 “누구를 미워하고 원망할 것도 없이 모든 것이 내 부덕의 소치였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생활환경을 찾아 미련 없이 떠나려 한다”고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는 1989년 먼저 이민을 간 부인과 4명의 딸, 사위 등이 살고 있다.
정씨는 그동안 수 차례 이민신청을 했으나 슬롯머신 사건의 여파로 이민허가가나지 않자 자신을 구속했던 홍준표(洪準杓) 검사로부터 “다른 죄목은 혐의 없음이 드러났고 조세포탈로만 처벌을 받았다”는확인서를 받아 미 대사관에 제출, 겨우 영주권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93년 슬롯머신 사건 당시 14곳에서 슬롯머신게임장을 운영했던 정씨는 그동안 서울 평창동 K관광호텔 등 3개 호텔과 한남동 자택을 제외한 대부분의 재산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평생 사업을 하면서 정치인들에게줄을 대거나 정경유착을 한 사실은 없으며, 사업을 지키려 조직폭력배에 대항한 적은 있지만 조폭을 이용한 적도 없다”며“구속당시 김영삼(金泳三) 대통령과 홍 검사에 대해 원망스럽고 서운했으나 이젠 다 잊었다”고말했다.
정씨는 93년 5월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가 94년 9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40억원을 받고 석방됐으나 98년 9월 상습도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다시 구속돼 수감생활을 했었다.
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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