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제2의 베트남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뉴욕 타임스는 지난달 31일 아프간전과 베트남전이 국제적인 지지와 전쟁 목표 등에서 차이가 있지만 작전진행 상황과 강력한 저항 등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칫 잘못하면 아프간전에서 베트남전의 상처를 다시 기억할 수 밖에 없을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의 분석에 따르면 도널드 럼스펠드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밝힌 지상군 투입은 1960년대 초 베트남에 투입된 군사 고문단의 역할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반군인 북부동맹을 지원하는 등 연락 업무를 맡고 있는 이들은 군사 고문단인 셈이다.
또 당시 린든 B 존슨 대통령은 미군을 베트남전에 대규모 투입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군사 작전이 확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럼스펠드 장관은 대규모 지상군 투입을 강하게 암시하는 등 점차 베트남 참전 상황을 닮아가고 있다.
이 신문은 또 미국이 탈레반 이후의 정권 구도를 확정하지 못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프간전을 ‘눈속에서 치르는 제2의 베트남전’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 관계자들은 테러로 본토의 미국인들이 희생됐으며, 탈레반이 아프간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점, 미군의 공군력 등 화력이 막강한 점, 탈레반을 지지하는 강대국이 없다는 점 등을 볼 때 베트남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아프간전에서 또 다시 실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정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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