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유린과 양심수가 없어져 민가협이 문을 닫고 목요집회를 중단하는 게 소원입니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상임의장 임기란ㆍ林基蘭)가 매주 목요일 서울 종로2가 탑골공원 앞에서 벌여온 ‘양심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목요집회’가 1일로 400회를 맞았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150여명의 민가협 소속 어머니와 양심수 가족들은 “국민의 정부가 들어섰지만 아직도 양심수 123명이 한 평도 채 안 되는 공간에 억압돼 있다”며조속한 양심수 석방을 촉구했다.
‘자식들의 수형생활을 대신하겠다’는 모정(母情)으로 ‘수의’를 입고 나온 민가협 어머니 20여명은 복역 중인 양심수들의 사복을 입힌 인형을 붙들고 오열했다.
목요집회가 처음 열린 것은 1993년 9월23일. 김영삼(金永三) 문민정부가 출범했지만 여전히 인권억압과 양심수를 산출하는 냉혹한 현실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시작한 목요집회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8년 동안 한 주도빠짐없이 계속됐다.
때로는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쳤지만 비전향 장기수 석방, 고문 경관 이근안씨 자체 수배를 통한 고문에 대한 사회적 관심 제고 등 성과를 일궈 왔다.
임기란 상임의장은 “이렇게 오랜 세월 목요집회가 계속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 땅에 인권이 제대로 뿌리내릴 때까지 목요집회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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