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 19.3% 격감미국 경제가 8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불황국면 양상을 보임으로써 국내 경제에도 검은 먹구름이 밀려들고 있다.
진 념(陳 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4ㆍ4분기에도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며, 일본 경제 역시 마이너스 1%대 이상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며세계 경제의 동반불황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의 동반 불황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34%를 차지하는 한국 경제는 수출감소에 이은 고용불안, 외국인 증시자금의 유출과 그에 따른 주가하락 등으로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히고 있다.
요컨대 그 동안의 경기침체는 서막이었을 뿐이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불황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본격 ‘한파’는 지금부터
이런 가운데 10월 중 수출은 마이너스 19.3%의 현저한 감소세를 보여 향후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수출 통관수요가 집중되는 매월 말일 전 3일간의 통관추이는 다음 달의 수출 에너지를 가늠케하는 가장 현실적인 척도로꼽힌다.
하지만 지난 달 29~31일 수출실적(소비재 기준)은 12억500만달러로 연중 수출이 가장 적은 2월 마지막 3일(14억5,200만달러)에도 못미쳤다. 산자부는 미 테러사태의 영향이 지난 달 하순 이후부터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소비재 수출의 경우 상담에서 선적까지 통상1개월, 자본재는 1개월 반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테러와 보복전쟁의 직접적인 영향권은 ‘11월 이후’가 된다는 것이다.
세계 수출 비중의 절반을 담당해 온 미국 시장의 장기 위축은 주요 수출품 단가하락과 통상 마찰 심화로 귀결된다.
이른 바 ‘앞문은 잠그고, 뒷문으로는 쏟아내는’ 무역 전쟁을 예고하는 것이다. 정보기술(IT), 가전(고급), 의류 등 소비재 품목 뿐 아니라 철강 유화 등 기초소재 역시더욱 어려워질 전망.
당장 유화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의 수출 단가는 지난 3월 톤당 695달러에서 지난 달 590달러로 폭락했고, 철강 제품들도약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전세계 교역량 증가율 예상치를 당초 7%에서 2%대로 조정했다.
■내년 2분기 회복, 속도는 미지수
산업연구원(KIET) 김도훈(金道勳) 박사는 “3분기 이후 미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은 이미 예견된 것이지만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김 박사는 “90년대 초 걸프전 이후 세계 경기는 가파른 회복세를보였다”며 “테러전쟁이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2분기 이후부터는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경제연구소 전영재(田永宰) 수석연구원은 “미국 GDP 구성항목 가운데 소비는 그나마 플러스인 반면 기업투자가 급감하는 양상”이라며 “우리의 대미 수출 주력이 전자부품 등 자본지출 품목이어서 미국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당장 수출이 나아질 공산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2분기 이후 미국 경기회복의 양상은 90년대 이후 IT분야를 중심으로 한 폭발적 투자와 성장양상과는 사뭇 다른 ‘미지근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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