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은 가톨릭 위령의 날인 2일 ‘6ㆍ25 순교자 추모비 건립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봉두완대한적십자사 부총재 등 3명)를 발족한다.내년 11월 2일까지 추모비를 세워 그 동안 소외된 해방 이후의 순교자를 기리자는 것이 추진위 발족의 목적이다.
비문은 구 상 시인이 쓰며, 건립장소는 서울 명동성당이 유력하다. 추진위 발족은 최근 가톨릭 내에서 해방 이후 순교자에 대한 조명 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와 맞물려 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순교자를 발굴해 선정하는 것이므로 천주교 한국교회사연구소를 통한 순교자 판별작업과 순교자 신청접수 작업을 병행한다.
사제는 물론 평신도와 수도자 순교자도 포함하기 때문에 추모비는 순교자로 인정 받는 대로 추가로 이름을 넣을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파악된 한국전쟁 당시 순교 사제는 홍용호 평양교구장(1906~?) 등 84명이다.
그러나 평신도를 포함한 많은 순교자들이 누락돼 있기 때문에 이들을 발굴해 위령하는 추모비 건립 작업은 한국 가톨릭의 역사를 새롭게 정리하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앙과 신도들을 지키기 위해 처연히 숨져간 사제들의 모습은 아름답다.
‘한국가톨릭의 어제와 오늘’은 안 몬시뇰 주교에 대해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7월 27일. 미국 대사의 피난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머무는 것이 하나님의 사명’이라며 교회를 지켰던안 몬시뇰 광주교구장은 다른 신부 2명과 함께 북한군에 연행됐다.
광주교도소에 이송된 그는 감방 안에서 죽음의 공포와 불안에 떨던 사람들을 위해 격려와 위로의 소명을 다했고, 다시 어디로인가 끌려가다 대학살의 와중에서 실종됐다”고 적고 있다.
전덕표 신부는 “1946년 30세의 젊은 나이로 공산 치하의 북녘 선교를 위해 사리원성당 보좌신부로 부임했다가 북한 정치보위부에 잡혀가 악랄한 고문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순교했다.”
김병일(서울 월곡동성당 주임) 추진위 지도신부는 “해방이후 순교한 사제 및 수도자 평신도들을 잊고 지낸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그들의 거룩한 뜻을 기리며 믿음을 다지고 하나님의 은총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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