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31일 이용호게이트에 대한 선(先) 국정조사 당론을 공식 철회했다.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총재단 회의에서 “이용호게이트에 관해선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일단 접어두고, 특별검사제를 통해 이 문제를 실효성 있게 다루자”며 “강력한 특검제 법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이어 “부정부패와 국정혼란의 각종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입장은 선거 전이나 후나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우리 당의 ‘선 국조-후특검’ 요구는 선거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우리 당이 ‘선 국조-후 특검’을 계속 주장해 왔으나, 민주당이 국조는 절대 할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특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와 권 대변인의 해명과 설명은 그러나 꽤 오래전부터 선 국조 요구가 무리라는 당내 지적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여당이 특검제 요구를 수용했음에도 불구, 한나라당이굳이 선 국조라는 추가 요구를 들고 나온 것부터가 전략적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데다 당내의 상당수 율사 출신 의원들조차 “국조보다 특검이 더 타당하다”는 견해를 공개적으로 제기해 왔기 때문이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