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주본사기자 美항모 칼 빈슨호 승선기아라비아해와 인도양에 배치된 해군항모 모함들의 함재기들이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군사기지에 대한 폭격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조만간 지상작전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국일보 미주 본사는 최근 미국의 아프간 공격 최일선인 항모 칼 빈슨호에 승선, 2박3일간 해군의 전투상황을 현장 취재했다.
칼 빈슨호 승선취재에는 한국일보를 비롯, 일본 요미우리(讀賣) 신문 등 아시아 4개국 언론사가 선정됐다. /편집자주
지난 달 27일 00시. 파키스탄에 인접한 아라비아해의 모 지점에 배치된 미 해군 항공모함 칼 빈슨호 갑판에 주력기인 F/A-18 호넷 전폭기 한 대가 굉음과 함께 내려앉았다.
호넷이 착륙하는 순간 충격으로 거대한 항모가 기우뚱하는 듯 했고 갑판 위는 고막이 터질듯한 엔진 폭발음과 타이어 타는 냄새로 진동했다.
조종석의 뚜껑이 열리고 제 97전투 비행대대장 찰스 스턴버그 중령(39)의 엄지 손가락이 망망대해의 창공에 선명히 떠올랐다.
스턴버그 중령의 호넷기는 다른 전폭기57대와 함께 이날 아프간 공습작전에 투입됐다 돌아오는 길이다.
땀으로 흠뻑 젖은 스턴버그 중령은 기자에게 “오늘 출격에서 아프간 북부지역 탈레반군사기지에 레이저빔으로 유도되는 1,000파운드 폭탄 2개를 투하했다”고 말했다.
그는 “출격 후 공습목표까지 가는데 무려 3~5시간 이상을 비행하는 것이 가장 큰 애로”라며 “귀환하는데 2번의 공중 급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걸프전에서 수많은 출격경험이 있어 문제가 없으나 많은 부하들이 이번에 아프간 공습이 처음인데도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턴버그 중령은 “작전 초기 제공권을완전 장악해 탈레반이 미그기를 띄워 대항할 생각은 아예 못한다”며 “이번 전쟁이 테러에 대한 복수 차원은 아니라지만 수 천명의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킨테러 집단을 개인적으로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부하인 한 조종사(대위)는 “출격 명령을 받고 마하 1.5의 속도로 날아갔지만 목표지점까지 2시간이나 걸렸다.
고도를 1만5,000 피트(4만5,000㎙) 로 낮춘 후 레이저빔의 유도에 따라 타깃을 향해 발사버튼을 눌렀다.
아프간 지상에 침투해 있는 특수 요원으로부터 공격목표인 탄약창고에 명중했음을 확인하고 고도 3만5,000피트로 급상승, 마하 1.5의 속도로 신속히 작전지역을 떠났다”고 말했다.
칼 빈슨호의 하루 24시간은 긴장의 연속이다.
수 십대의 전폭기가 쉴새 없이 이착륙을 반복하고 승무원과 수병들의 일과도 엄격한 규율과 규정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이뤄지고 있다.
당장 출격하지 않는 함재기는 40개의 대형 엘리베이터를 통해 갑판 바로 아래 위치한 격납고로 옮겨져 정비를 받고 대기한다.
항모는 병원, 이발소, 극장,운동시설, 우체국, 코피 숍, 미니마켓 등 모든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는 하나의 작은 도시다.
식사 시간은 오전 6시와 11시, 오후 6시 등하루 세 번. 개인의 식사량을 제한하지 않고 있으며 식단도 매우 풍부한 편이다.
특이한 것은 장병들이 숙식비용으로 하루에 8달러50센트 씩을 낸다는점이다. 기자도 칼 빈슨에 머문 3일 동안 숙식비용으로 25달러 50센트를 지불했다.
항모 생활에서 큰 애로점 중 하나는 가족, 친구와의 연락을 자주 할 수 없다는 것이지만, 요즘은 인터넷이 설치돼 사병들의 새로운 통신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병들은 항모 도서관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데 컴퓨터 사용은 한 번에 30분으로 제한되며 일주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아라비아해 칼빈슨호=한국일보 미주본사 조환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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