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대학을 졸업한 취업 준비생들에게 하반기 취업시장은 사상 유례없는 좁은 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최근 입사원서 접수를 마감한 일부 대기업의 경쟁률이 수백대 1로치솟는 가운데 앞으로 채용계획이 있는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3년 이상 경력직과 연구직만을 선발키로 해 4년제 및 2년제 대학 졸업생들이 설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31일 채용정보 전문회사 리쿠르트가 발표한 ‘매출액 100대 기업11월 채용 동향’에 따르면 연 내 신규인력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15개인 데 반해 32개 기업은 하반기 채용 계획을 백지화했다.
신입사원 공채를 마무리했거나 현재 진행 중인 기업은 27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계획이 있는 15개 업체들도 대부분 경력직이나 석ㆍ박사 학위소지자에게 해당하는 연구직만을 선발할 방침이다.
15개 기업 중 이 번 달 부터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할 회사는 삼성중공업, 현대하이스코, 화성산업정도. 삼성전자와 LG전자, SK, LGCI, 신세계, 삼성전기, 삼성테크원, 대한제당 등 굵직한 기업들은 경력직이나 석사 이상 연구원들에게만 문호를 연다.
대졸, 초대졸, 고졸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상시채용을 진행 중인 26개 업체는 입사원서를 접수하기만 할 뿐 면접, 적성검사 등 실질적인 채용과정을 진행하지 않아 사상 최악의 취업난 짐을 덜기에는 역부족이다.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식품 및 유통업체들도 꾸준히 연중 수시모집을 실시하고 있지만 업무 특성상 단순 육체노동이 주종이어서 대졸자들의 퇴사ㆍ이직률이 높은 편이다.
리크루트 이정주(45) 사장은 “항공, 해운, 전자업계가 자체구조조정 일정 때문에 신규인력 충원계획을 철회했고 여력이 있는 기업들도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과 연구직만을 선발하고 있다”며 “최근의 인력 채용은 최소한의 영업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결원 보충’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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