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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9일 개막 / 첫 공개작 유난히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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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9일 개막 / 첫 공개작 유난히 많아…

입력
2001.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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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 그리고 바다가 있어 영화 마니아들은 부산국제영화제(PIFF)를 기다린다.‘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테오 앙겔로플로스’…. 이런 이름을 모르면 어때? 영화 마니아가 아니라도, 외국 영화 감독의 이름을 몰라도 개의치 말자.

극장에선 볼 수 없는, 외국 유명 영화제에서 격찬을 받았던, 그리고 곧 개봉할 우리 영화도 먼저 볼 수 있다.

11월 9~17일 열리는 6회 부산국제 영화제는 60개국 203편의 영화를 초청해 아시아 영화의 창, 새로운 물결, 한국 영화 파노라마, 월드 와이드, 오픈 시네마, 특별기획 프로그램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열린다.

■무엇을 볼까

80년대 흥행 감독 배창호가 오랜만에 충무로로 돌아와 만든 대작 ‘흑수선’이 개막작으로, 16세기 태국 여왕의 일대기를 그린 태국 MC차트리차틀레름 유콘 감독의 ‘수리요타이'가 폐막작으로 결정됐다.

두 영화는 예매 개시 2분 여 만에 표가 매진되는 등 영화제에 대한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개ㆍ폐막작 외에도 영화제는 알찬 영화들이 즐비하다. 여느 때보다 처음 일반에 공개하는 ‘프리미어’ 작품들이 많다.

저예산 영화의 리베로인 김기덕 감독과 그의 단짝 배우 조재현이 또 다시 만난 ‘나쁜 남자’가 첫 공개되고, 베니스영화제에 진출한 송일곤 감독의 ‘꽃섬’, 중앙아시아에서 영화 작업을 하고 있는 ‘벌이 날다’의 민병훈 감독이 만든 신작 ‘괜찮아 울지마’가 선을 보인다.

허우샤오시엔이 경쾌하게 대만의 신세대를 조망한 ‘밀레니엄 맘보’, 정년퇴직을 한 노인의 성적 상상력을 다룬 이마무라 쇼헤이의 ‘붉은 다리 밑의 미지근한 물’, 은퇴한 노동자의 삶을 예의 휴머니즘적 시각으로 풀어낸 장이모의 ‘행복한 날들’ 등 아시아 거장의 신작은 그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부풀게 한다.

최근 활황기를 맞고 있는 아시아 영화는 특히 대형 시대극과 신인 감독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어 초청된 작품들의 리스트가 화려하다.

폐막작인 ‘수리요타이’를 비롯해 인도아슈도시 고와리커 감독의 ‘라가안’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영화도 많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란의 거장 모흐센 마흐말바프가 목숨을 걸고 만들었다는 ‘칸다하르’(테러리스트 빈 라덴의 은신처로 알려진 지역), 이란의 ‘숨은 거장’으로 알려진 아볼파즐 잘릴리의 ‘델파란’ 등이 바로 그런 영화들.

올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수상작인 ‘몬순 웨딩’(인도 미라 네어 감독), 대만과 파리에 떨어져 사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대만 출신 차이밍량 감독의 ‘거기는 지금 몇시니’도 가슴을 뛰게 한다.

육체관계만으로 이어진 남녀의 건조한 일상을 그려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 수상 당시 논란을 일으켰던 프랑스 파트리스 쉐로 감독의 ‘인티머시’와 프랑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는 유럽 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장 뤽 고다르(프랑스, ‘사랑의 찬가’), 알렉산드르 소쿠로프(러시아, ‘토러스’) 등 유럽 거장의 작품도 빠지지 않았으나, 루카스 무디슨(스웨덴), 론 쉐르픽(덴마크), 크눗 에릭 옌센(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 감독 작품이나 보스니아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의 ‘노맨스 랜드’, 독일 예시카 하우스너의 ‘사랑스런 리타’ 는 데뷔 감독의 작품 중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름 모를 외국 감독의 영화가 부담스럽다면 추억으로 빠져들 만한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려 보자.

1960년대 한국 영화 산업과 예술 모두에 뚜렷한 흔적을 남겨 ‘한국 영화의 마키아벨리’로 불리는 신상옥 감독 회고전은 ‘지옥화’(1958)로 시작,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61), ‘천년호’(69), ‘이조여인잔혹사’(69) 등 낯익은 영화로 꾸몄다.

■누가 오나

‘구름 저편에’ ‘연인’ ‘쥴앤 짐’ 등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프랑스 여배우 잔느 모로, ‘피아니스트’로 칸 영화제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브누아 마지멜, 일본 영화의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 순정만화 주인공처럼생겨 한국 팬이 많은 이와이 순지 감독, 유고의 거장 듀샨 마카메예프 감독이 부산을 찾는다.

대만 차이밍량 감독의 ‘애정만세’의 주인공 이강생이 ‘거기 지금 몇시니’, 스페인 비가스 루나 감독이 영화 ‘쏜데 마르’와 함께 부산을 찾는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잡은 영화제의 위상을 방영하듯, 칸 영화제 티어리프레모 집행위원장, 베를린 영화제 디이터 코슬릭 조직위원장 등 국제 영화제 관계자도 대거 방한하고, 태국 영화 특별전과 관련해 태국 왕실 관계자들 50여 명도 방한할 예정이어서 영화제측은 까다로운 의전절차 때문에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예매 및 숙박

17일까지 부산은행 홈페이지(

http://www.pusanbank.co.kr),

부산은행 전 지점, 부산은행 현금지급기 및 홈뱅킹으로 예매한다.

입장권은 5,000원이고, 평일 1회 상영작은 4,000원. 영화제 개막 이후에는 부산 남포동, 해운대 및 서울 서울극장에 임시 매표소가 마련된다. (051)256-7325.

부산 영도 함지골청소년수련관에 관객을 위한 숙소가 마련됐다. 상영관이 있는 남포동에서 버스로 20분.

영화제 홈페이지(www.piff.org )에서 신청양식을 다운받아 사용 하면 된다. 1박에 5,000원.

■안방에서 영화제 즐기기

KBS 위성 2TV가 하루 약 10시간씩 9일 간 ‘TV로 보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방송한다.

개ㆍ폐막작은 물론 남포동 극장가 등 현지분위기를 전한다. MBC는 공중파를 통해 12~15일 매일 낮 12시부터 50분간 ‘시네마 오디세이’를 방송한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다양한 감각 11편 출품

왜 태국 영화인가. 이번 부산영화제에 특별전 ‘타이영화의 힘, 뉴 타이 영화와의 근접 조우’를 마련한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이렇게 설명했다.

“여러모로 한국과 유사하다. 아시아 영화의 중심이 중국, 이란, 한국을 거쳐 태국으로 확장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태국 영화는 우리에게 너무나 낯설다. “태국에도 영화가 있나”할 정도로 존재조차 모른다.

겨우 한 달 전에야 ‘방콕데인저러스’(감독 옥사이드 & 대니 팡)란 영화가 처음으로 국내 극장에서 개봉될 정도였다.

그러나‘방콕…’을 본 관객이라면 태국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느와르 액션, 희망 없는 뒷골목 젊은이, 점프컷과 CF적인 화면, 줄거리보다는 감각적인 이미지를 중시하는 경향.

낯익다. 이미 홍콩 영화에서 시작해 유행처럼 한국을 거쳐간 것들이다. 아직은 독창적 미학이 아닌 ‘홍콩 영화의 모방 단계’이다. 그러나 그 속에 태국 영화의 미래가 있다.

그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다름아닌 90년대 후반에 등장한 젊고 유능한 뮤직비디오와 CF 출신의 감독과 제작자이고, 해외에서 그들을 주목하고 있으며, 그들의 성공으로 자본이 새롭게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도 연간 100여 편에 달하던 자국 영화가 90년대 후반에는 20편으로까지 줄었다.

그러나 1997년 3명의 신인 감독(논지 니미부트르, 옥사이드 팡, 펜엑 나타나루앙)의 등장으로 화려한 부활을 시도했다.

논지 니무부트르는 데뷔작 ‘댕 버럴리와 그 일당들’로 기존 타이 영화의 흥행 기록을 깼고, 99년에는 한국의 ‘쉬리’처럼 ‘낭낙’으로 ‘타이타닉’을 침몰시켰다.

‘방콕데인저러스’ 역시 토론토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위시트 사사나티엥의 ‘검은 호랑이의 눈물’과 함께 2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 결과 97년 12%였던 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는 2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국 영화는 과거의 청소년 영화에서 탈피해 다양한 장르를 추구하고 있으며, 같은 이야기라도 전혀 다른 해석과 감각으로 제작되고 있다. 투자의 증가는 중견 감독들의 부활까지 유도하고 있다. ‘아시아영화의 창’인 부산영화제가 창을 활짝 열고 태국 영화 11편(장편7, 단편4)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이유이다.

‘방라잔’(감독 타니트 지트나쿤), ‘골 클럽’(감독 키티코른 레오 리와우시라콘), ‘잔다라’(감독 논지 니미부트르), ‘킬러 타투’(감독 유틀럿 시파팍),‘달 사냥꾼’(감독 반디트 리타콘), ‘수리요타이’(감독 차트리찰레름 유콘), ‘통을 찾아서’(감독 티라톤 시리푼바라폰).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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