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의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장장 2시간30분 동안 당정 쇄신의 방법을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전날 당 4역회의에서 제시한 당내 의견 수렴을 위한 특별기구구성에 대해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은 무용론을 폈으나 한화갑(韓和甲)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이 “특별기구에서 합의점을 마련하자”고 찬성입장을 밝혀 양분 양상을 보였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최고위원들은 한결같이 상기된 표정을 지어 토론이 얼마나 격렬했는지를 짐작케 했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쇄신은 상반기부터 반복해서 논의됐고 이미 연찬회 등을 통해 방향이 제시됐는데 다 어디 갔느냐. 필요한 것은 정치적 결단이다.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결단 못하는 것을 특별기구를 만든다고 되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선거에 패배해 놓고 책임질 사람들이 당 총재 밑에 적당히 눌러앉아 있다”며“기구가 없어서 이런 결과를 초래했느냐”고 강한 어조로 가세했다. 정대철 최고위원 역시 “제3의 기구는 신뢰할 수 없다. 정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각 쇄신의 반대입장에는 이인제,한화갑, 노무현(盧武鉉) 최고위원 등이 섰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경제 침체 등 만성적인 문제로 민심이 이반된 것을일거에 되돌리기는 어렵다”며 “내부단합을 저해하지 않도록 특별기구 설립을 가동해 해법을 찾자”고 주장했다.
한화갑 최고위원은“개편도 끌려서 하게 되면 반발이 큰 만큼 순리대로 합의점을 마련하자”며 특별기구를 구성하거나당 국가경영전략연구소에서 논의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노무현 최고위원은 “쇄신의핵심이 소위 실세에 대해 조치하라는 얘기 같은데 지금까지 민주화와 개혁을 위해 노력해 온 동지들을 우리까지 짓밟는 것은 난감한 일”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김원기(金元基) 신낙균(申樂均) 최고위원은 “필요하다면 특별기구를만들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대철 최고위원은 “사람을바꾸는 것보다 원칙적인 것은 정치개혁”이라며 “공천을 상향식으로 바꾸고 예비선거제를 도입해 정치를 국민과 당원에게 돌려주는 것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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