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문제나 현안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 온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가 제6차 남북장관급 회담의 금강산 개최 수락에 비판이 쏟아지자 이례적으로 반박을 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창원의 경남도청에서 업무보고를 받던 31일 오전, 이 여사는 인근에서 열린 ‘여성농업인 격려 간담회’에 참석, “정부가 북한에 끌려간다고 보는 사람이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여사는 “그 동안 장관급 회담을 서울에서 2번, 제주에서 1번, 평양에서 2번 했으니 금강산에서1번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산술적 균형의 논리로 설명했다.
이 여사는 또 “이산가족의 연세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 얼마 전 두 분이 기다리다 지쳐 자살을 했다”면서 “하루빨리 그 분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개최를 수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왜 통일 정책을 밀어붙이지 못하느냐”는 한 여성농업인의 질문을 받고“남북문제는 북한이 응하지 않으면 도리가 없다”고 대답했다.
이 여사는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취소 등에 대해 “그 쪽도 고충이 있을 것”이라며 “남한이 거지만 득실거리는 미국의 식민지라고 수 십년 동안 선전했으니 서울을 왔다간 이산가족들이 늘어나는 데 북한도 위협을 느끼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여사는 “서울에 오는 비용도 감당하기가 어려울 지도 모른다”면서 “북한이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기 때문에 서서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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