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정복할 수 없는, 무적의.일단 제목은 마이클 잭슨(43)답다. 성인 가수로 데뷔한 1979년 ‘Off the Wall’부터 95년 베스트 형식의 ‘History’에 이르기까지 16년을 ‘팝의황제’로 전세계에서 군림해 온 그이니까.
하지만 잭슨이 정규 음반으로는 ‘Dangerous’ 이후 9년 만에 선보인 새 앨범 ‘인빈서블’은 과거에 그가 누렸던 팝의 황제로서의 영광에 기대려는 작품은 아니다.
그보다는 언제까지나 황제이고 싶고, 여전히 황제다운 위용을 갖추고 있는 그의 새로운 도전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인빈서블’에는‘Beat It’의 격렬함도, ‘Bille Jean’의 섹시함도, 기분 나쁜 웃음 소리에 전해오던 ‘Thriller’의 묘한 자극도 없다.
그야말로 무적이었던 80년대의 그를 생생하게 추억하는 사람이라면 ‘한물 갔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첫 싱글 ‘You Rock My World’가 빌보드 싱글 차트 10위에 간신히 턱걸이 하는데 그친 것도 그 때문이다.
30일 전세계에서 동시 발매된 음반 또한 차트 수위를 점령하다시피 했던 과거의 성적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잭슨은 바로 그런 고정된 틀을 깨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24세의 젊은 R&B 프로듀서 로드니 저킨스를 기용한 것이 그 증거다. 저킨스는 잭슨 특유의 음색과 창법에 요즘 유행하는 강한 리듬을 덧입혔다.
‘Privacy’는두 사람의 특징이 결합된 가장 좋은 예다. 반면 ‘You’re Not Alone’의 맥을 잇는 말랑말랑한 발라드 ‘You’re My Life’ 등에서는 멜로디와 코러스가 한층 강조되었다.
잭슨은 코러스의 대부분을 혼자 해냈다. 카를로스 산타나의 기타에 맞춰 노래한 ‘Whatever Happens’의 느긋함도 이전의 그에게서 들을 수 없었던 변화다.
무엇보다 은퇴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의 나이에 변화를 시도한 그 용기가 놀랍다. 그에게 열광했던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고 들으면 괜찮은 변화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