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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반구대 암각화 일대 공원개발 중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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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반구대 암각화 일대 공원개발 중단을

입력
2001.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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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아 국가에서 문화재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그렇다면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관리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수난을 받아왔다.

수난은 반구대 암각화 아래에 사연댐을 건설하면서 시작되었다.

댐 건설로 담수량에 따라 수고가 낮아지면 세상 밖으로 드러났다가 수량이 많아지면 다시 잠기는 일이 수없이 반복되면서 관리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더욱이 이제는 이곳을 선사공원이라는 형태의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야단이다.

얼마 전 아프가니스탄이 바미얀의 대형 석불상에 대포를 쏘아 파괴하면서 국제적 비난을 산 일이 있다.

하지만 테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

반구대와 천전리 암각화 주변에 공원을 조성하려는 발상은 3류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3류식 문화재 관리방식이다.

당국은 암각화 그자체를 파괴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주변의 문화·지리환경에 대한 간접 파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문화재 보호 측면보다는 관광편의주의를 선택한것이다.

선사공원 조성방식은 60년대식 관 주도 개발 논리를 닮았다. 도로 폭을 넓히고 대형 주차장을 만들어 하천계곡에서 관광객이 쉬어갈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위락시설을 조성한다는 내용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개발이 강행되고 있다.

60년대 근대화과정에서 산을 헐고 땅을 잘라내는 식으로 관광지를 개발하여 국토가 수난 당하고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켰음은 다 아는 사실이 아닌가.

관광지 개발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문화유적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보존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환경생태계와 문화생태계를 고스란히 살린다면 선사공원 개발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문화재는 한 번 원형이 파괴되면 영원히 복원이 어렵다. 반구대 암각화는 천금같은 문화유산이다. 유럽과 러시아, 중국 등 각국 암각화 연구자들도 반구대 암각화의 내용 구성과 조각기법 그리고 주변환경의 조화에 대하여 찬사를 보내고 있다.

울산시가 이를 무시하고 공원개발을 강행한다면 국제적 망신을 당할 것이다.

암각화에 대한 '테러'행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반구대와 천전리 일대는 선사암각화 문화특구로 사적화하고 특별 관리하여 세계적인 암각화 생태문화공원으로 보존하도록해야 한다.

관광지가 아닌 선사생태문화공원으로 조성하여 문화재도 보호하고 관광객도 유치하는 방향으로 정책전환이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

/송화섭 원광대학교 한국문화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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