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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슨號에 한인여군 2명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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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슨號에 한인여군 2명 '활약'

입력
2001.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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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미주본사기자 승선취재머나먼 아라비아해의 물살을 가르며 항진하는 불침항모 칼 빈슨. 그 거대한 갑판 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5,600여명의 미군 수병 가운데 한인 여군 2명이 활약하고 있다.

패트리샤 팬키 웰스(44) 상사는 장정들도 힘들어하는 전함 근무만 이번이 세번째다. 1981년에 입대, 올해로 해군 복무 20년째가 되는 미국의 직업 군인. 웰스 상사는 칼 빈슨에서 근무중인 여군 600여명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고참이다. 벌써 2년째 거함 칼 빈슨의 외부와 내부 선체 관리를 책임지는 임무를 맡고 있다. 휘하에 부하 병사만도 50명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태어난 그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테러리스트에 총부리를 겨누게 되기까지의 사연을 스스로도 알지 못한다. 웰스 상사는 자신이 부산에 있는 한 고아원에서 입양됐다는 사실만 들었을 뿐 친부모가 누군지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 입양 당시 기록에는 박국희라는 이름만 남아있었다고 한다.

작지만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격의 그는 표정부터 빈틈이 없다. 그는 "미국 이름을 갖고 있지만 내 얼굴은 전형적인 한국인아니냐"며 "20년간 한치의 오차 없이 임무를 수행해온 게 나의 긍지"라고 말했다. 전쟁의 긴장은 없느냐는 질문에도 "10년전 결혼한 남편 조셉 웰스와의 사이에 아직 아이가 없는 게 유일한 걱정거리"라며 웃어넘겼다.

같은 입양아 출신인 김인한(19) 일병은 지난해 5월 고교를 졸업하자 마자 입대한 신출내기 수병. "한인들이 별로 하지 않는, 특히 한인 여성들이 생각하지도 못하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해군에 몸을 담았다"고 말했다. 현재의 임무는 항모 조달부에서 수천 가지 각종 물품의 수급을 담당하는 것. 김일병은 "해군은 남녀 구분이 없으며 철저하게 능력 위주이어서 마음에 든다"고 강조했다.

/아라비아해 칼빈슨호=조환동기자

■강중기 하사등 "한인긍지로 임무에 충실"

칼 빈슨에는 헬기 승무원 강중기(29) 하사와 조기경보기 E-2C 호크아이를관리하는 하재환(21)상병, 관제탑 관제요원 라울 고슬린 상병(21) 등도 승선해 있다.

강 하사는 조종사 구출작전 등에 투입되는 SH-60 시호크 헬기 승무원으로 전투기 추락시 직접 바다나육지로 투입돼 구조작업을 벌이는 임무를 맡고 있다. 강 하사는 "훈련량과 강도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팽팽한 긴장 속에 근무하고있다"며 "다행히 아직까지 조종사나 승무원의 인명피해는 없지만 하루 24시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강혜정씨(63)의 막내인 강 하사는 "10살 때 작고한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격려해주곤 한다"고 말했다.

제117 전투비행대대의 전투기 관리책임자인 하 상병은 "F-14 탐켓과 F/A-18 호넷 등 전폭기가 각광을받고 있지만 호크아이가 없으면 장님에 불과하다"고 자랑했다. 12세때 가족과 함께 이민와 1999년 해군에 입대한 그는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항모에 타는 경험을 어디가서 하겠느냐"며 "살인적 더위와 고막이 터질 정도의 굉음 때문에 체중이 빠졌지만 비행기가 무사히 귀환할 때의 보람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다"고말했다.

주한미군으로 복무한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한 고슬린 상병은전투기 이착륙을 유도하는 관제요원이다. 고슬린 상병은 "어머니가 보내주는 한국 라면으로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칼빈슨 부제독 인터뷰

"칼 빈슨 방문을 환영합니다"

미 해군 5함대 제3 항모전투단 사령관인 토마스 젤리버 부제독(47·준장)은 "첫 3주동안은 아프간의 레이더망과 군 기지, 비행장 등 시설 공격이 주였지만 4주째부터는 탈레반 병력과 군 장비, 지하벙커 등 실질적인 군사 목표에치중하고 있다"고 전황을 설명했다.

F-14 탐켓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76년 해사 졸업후 3,350시간의 비행기록을 갖고 있는 젤리버 사령관은 "하루 평균 50~80대의 전투기와 전폭기, 정찰기들이 공격작전에 투입돼 28일 현재 총 1,000번 이상의 출격에 70여만 파운드의 폭탄이 투하됐다"며 "칼 빈슨 역사상 이렇게 먼 거리의 내륙국가에 공격을가히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칼 빈슨 항모가 지난 90년 팀스피릿 훈련 참가차 한국을 방문한 적이있어 한국인들의 친절과 환대를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아라비아해 칼빈슨호=조환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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