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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출격 명령만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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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출격 명령만 내려라"

입력
2001.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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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등판 한번 못하고 팀이 우승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월드시리즈 2차전이 끝난 29일(한국시간) 뱅크원 볼파크 라커룸에서 이런 질문을 받은 김병현(22ㆍ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팀 승리가 나의 목표”라던 지론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자칫 등판기회를 잃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김병현은 30일 오후 처음으로 ‘베이브루스를 위한 집’ 양키스타디움에서 캐칭볼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김병현은 고막이 터져 나갈 정도로 광적인 양키스 팬들의 함성이나 우측펜스가 짧아 좌타자에게 홈런을 맞을 확률이 높다는 것은 걱정조차 하지 않는다.

다만 22일 리그챔피언십 이후열흘 가까이 쉬게돼 감을 잃지 않을까 우려한다. 월드시리즈 축배를 들기 전 김병현이 세운 3가지 전략은 다음과 같다.

① 남의 약점을 캐기보다 내 강점을 극대화하라

메이저리그에서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코치들은 포지션별로 상대의 장ㆍ단점이 포함된 ‘스카우팅 리포트’를 제공한다. 김병현도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이 있기 전 투수코치로부터 상대타자에 대한 과외를 받았다.

그런데 김병현은 그날 코치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대신 이 말만을 되뇌었다. ‘상대 약점을 잘 알아도 내가 볼을 그곳에 찔러넣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포수 데미안 밀러는 “김병현이 볼을 제대로만 던지면 칠 수 있는 타자는 없다”며 동의했다.

② 나는 오히려 포스트시즌이 좋다

“5만명 앞에 서 본적은 없지만 그게 뭐 중요하냐.” 나이답지 않게 위기상황에서 자신감있게 볼을 뿌린다. 김병현은 “정규리그 때는 다음 경기를 생각해 에너지를 축적해야 하지만 포스트시즌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봅 브렌리 감독을 찾아가 “2~3이닝을 던져도 좋다”고 자청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올 시즌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동료 매트 맨타이는 김병현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대뜸 “BK는 잘못 던진 기억을 빨리 잊고, 항상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선다”고 칭찬했다. 실패에 대한 기억도, 두려움도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③ 자서전 첫 페이지를 성공담으로만 채우겠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은 적어도 김병현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데뷔전, 플레이오프 데뷔전 등 첫 무대에서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큰 무대에 유난히 강했다.

이제 김병현이 정복해야 할 무대는 월드시리즈 뿐이다. 과연 월드시리즈 첫 등판서 세이브를 기록,훗날 쓰게 될 자서전을 풍성하게 할지 주목된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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