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아프간 전문가 전무…군벌포섭 봉기유도 계획도 실패"미국은 아프가니스탄 군벌들을 포섭, 내부 봉기를 유도하려는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반군 지도자 압둘 하크의 죽음을 계기로 반(反) 탈레반 진영에서조차 공작책임을 진 미 중앙정보국(CIA)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뉴스위크는 최신호(11월5일자)에서“아프간에서는 전쟁에 승리하는데 총탄보다 뇌물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이 정설로 통한다”면서 부와 권력을 좇아 변심을 거듭해온 아프간 군벌의 실상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요즘도 수백만 달러와 지역 관할권 보장을 조건으로‘딜’을 제안해오는 사령관들이 적지 않고, 협상을 중개하는 ‘브로커’ 집단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CIA는 이제까지 단한 건의 실적도 올리지 못했다. 상대의 터무니없는 대가 요구, 신뢰성 부족 등도 문제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CIA의 무능력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크의 후원자였던 전 국가안보담당보좌관 로버트 맥클레인은 “CIA는 참담할 정도로 실패했다”면서“CIA에는 아프간어를 할 줄 아는 이가 단 한 명도 없고, 아프간의 역사와 문화, 종족간 네트워크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분석가도 찾아볼 수 없다”고 힐난했다. CIA는 아직도 지역 전문가를 찾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CIA는 아프간공작의 상당부분을 파키스탄 군정보부(ISI)에 의존하고 있지만, 친 탈레반 인사들이 곳곳에 포진한 ISI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번에도 CIA는 하크의 아프간 잠입 사실을 탈레반측에 흘린 것이 ISI라고 의심하고 있다.
더욱이 반 탈레반 진영에 뚜렷한 구심점이 없어 탈레반 사령관들이 말을 갈아타려 해도 마땅히 갈 곳을 찾을 수 없는 실정이다.
뉴스위크는 “상당수 전문가들이 탈레반을 대체할 정치세력을 확보하기 전 아프간 공격을 시작하는 것은 실수라고 주장해왔다”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를 무시한 결과 군벌들이 도리어 외국 ‘침략자들’에 맞서 똘똘 뭉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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