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생산의 주체로서 생산 요소를 고용하여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고, 고용한 생산 요소에 대해 소득을 창출한다.또한 정부에 세금을 납부함으로써 국가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어느 누구나 기업이 경제성장과 반전의 견인차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한국 사회에는 기업, 특히 대규모 기업집단에 대한 반감이 팽배해 있다.
기업은 시장거래를 통해 상품을 생산하는데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태동한다.
즉 시장거래를 기업 내의 내부거래로 전환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조직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이러한 기업을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상업세계에서 미지의 이윤기회를 크게 보는 긍정적이며 도전적인 사람만이 기업을 일으키며, 이러한 사람을 우리는 기업가라고 부른다.
이윤 동기에서 설립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적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업이 양질의 상품을 적은 비용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높은 우수한 근로자를 고용하여야 하고, 우수한 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해서는 높은 임금과 좋은 근로 조건을 제공하여야 한다. 또한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기술혁신을 주도하여 부를 축적해 감은 물론, 생산성을 향상하고 고용을 창출하여 근로자에게는 봉급을 제 때에 지급하며 국가에세금을 납부하는 것으로써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기업의 규모가 큰 것이 대기업이고, 이러한 기업들이 모인 대규모 기업집단이 이른바 재벌이다. 재벌에 대한 비판도 많고 그러한 비판이 전적으로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재벌은 시장이 발달하지 못한 환경에 적응하여 진화해 온 존재라는 것을 이해 할 필요가 있다.
재벌은 상품시장, 노동시장, 그리고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장거래를 통해 상품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태동하였다.
특히 한국과 같이 해외무역을 근간으로 성장한 나라에 있어서는 해외정보가 중요한 자산이며, 이러한 자산이 형성되고 나면 여러 가지 상품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통일된 이미지 구축과 다각화의 필요성은 증대된다. 물론 이러한 재벌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다만 한국의 재벌은 규모가 한결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
정보화 사회의 진전, 각국 경제의 통합, 그에 따른 시장의 발달로 상업활동을 하는 데 소요되는 거래비용은 예전보다 훨씬 더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재벌과 같이 커다란 몸집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도 줄어들 것이며, 이러한 시장 변화에 적응해 재벌은 스스로 이른바 '집중과 선택'의 길을 갈 것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는 생사가 달려 있는 당사자들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책임지고 싶어도 질 수 없는 정부의 개입은 작을수록 좋다.
시장경제 논리가 흔히 기업을 위한 논리, 특히 한국에서는 재벌을 위한 논리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은 소비자를 위한 논리다.
시장은 비인격적(impersonal)인 것이어서 그 기업이 어떤 기업이든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기업에게는 상을 주고 그렇지 않은 기업에게는 퇴출이라는 벌을 준다.
반면에 정부에 의한 상벌은 다분히 인격적(personal)인 것이며 자의적인 것이다. 따라서 정부에 의한 판단보다는 시장의 판단에 맡겨져야 한다.
오늘날 반기업적 심리는 재벌에 대한 불신과 오해, 부의 균등한 분배 욕구 등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반자본주의적 심리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기업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부족에서 오는 결과일 수도 있다.
부는 번영의 밑바탕이며 부를 창출하는 근간은 기업이므로 기업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일은 중요하다.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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