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수입콩에 밀려나는 우리콩을 살리기 위해 공기업 간부직을 퇴직한 중년의 ‘늦깍이 농사꾼’이 국내 최대규모의 콩재배 단지를 조성, 이달 말 첫 수확을 했다.강원 양구군 해안면 속칭 ‘펀치볼’일대에 20여만평 규모의 대단위 콩밭을 일구고 있는 정낙훈(鄭樂勳ㆍ57) 우리콩운동본부 본부장은 땀 흘린 지 2년여만에 1,000가마를수확했다.
“1960년대만 해도 자급률 100%이던 콩이 90년대는 9%로 떨어졌다.
대단위 콩밭을 만들어 경작 비용을 줄이면 값싸고 질 좋은 국산 콩으로 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뛰어들었다”는 정씨는 “이 정도 소출이면 2억원의수입은 올리겠다”고 웃었다.
농협고와 농협대를 졸업, 농협에서 23년간 근무하며 농협지도자교육원 교수도 역임했던 그는 일찍부터 농업의 이론과 실무를 병행해왔다.
특히 콩을 아껴 80년대부터 수원 집 근방에 밭을 얻어 콩나물콩을 꾸준히 재배했고 94년 퇴직후곧바로 우리콩나물살리기운동본부에서 활동하다 98년 우리콩운동본부를 설립, 운영해오고 있다.
퇴직 후 경기 안성과 포천, 전남 해남 등지에서 우리콩 재배에 힘써오던 그는대규모 콩밭 후보지 물색에 나섰다가 99년 전 재산을 털어 양구에 터를 잡았다.
정씨가 재배하는 주력 품종은 콩나물콩으로도 불리는 푸르스름한 빛깔의 오리알태.그는 농민들이 연합하여 주력품목을 선택한 뒤 대량재배하면 수입산 콩의 가격공세에도 맞서 볼만하다고 단언한다. 콩소비를 늘이기 위해 콩나물 재배기와 청국장 제조기도 발명했던 그는 “앞으로 남아 돌게될 콩깍지를 활용, 흑염소와 당나귀도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양구가 우리콩 살리기의 모범단지가 되어줄 기대에 부풀어있다.
/양구 =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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