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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권, 수습책싸고 또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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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권, 수습책싸고 또 혼선

입력
2001.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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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정국수습책을 놓고 표류하고 있다.멀어진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모습은 여권 내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 엉뚱하게도 당정개편과 후보 가시화 시기를 놓고 싸움질을 하고 있다.

오죽하면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또다시 일어나 당장 당과 청와대 정부를 확 바꾸지 않으면 가만히 안 있겠다고 으름장을 놓겠는가.

이번 선거결과는 국정 운영 실패와 정권의 도덕성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었다.

따라서 여권이 해야 할 일은 정권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바로 잡도록 하루빨리 그에 걸맞은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런 내색은 보이지도 않으면서, 당정개편 문제를 놓고 당과 청와대가 마찰을 빚는가 하면, 당은 당대로 계파간 내분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당이 더욱 정신 나간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이런 와중에도 일부에서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을 갖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후보 가시화 시기문제를 따질 계재가 분명 아니다.

문제의 초점은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정권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있지, 차기 정권경쟁에 나설 사람에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한편, 국정 쇄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당내 소장파 그룹들의 생각은 그런대로 민심의 윤곽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보여 그나마 다행이다.

그들의 주장에서 거품을 빼고 나면, 포인트는 다음과 같지 않을까 생각된다.

요약하면, 이제 동교동 가신그룹은 권력의 핵심부에서 한발 물러나야 한다. 당이 소신 껏 국민을 향해 정치를 펴 나갈 수 있도록 DJ는 당에 대해 지나친 간섭을 삼갔으면 좋겠다.

맨 날 그 사람이 그 사람처럼 보이는 국정의 인적구도를 대폭적으로 물갈이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한 사람에 의한 제왕적 통치가아니라, 민심의 가려운 데를 긁어 주는 민주적 통치가 되도록 국정의 시스템이 확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것이다.

여권 일각에선 당정개편을 얼마 전에 했는데 또 하란 말이냐고 항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편이라기보다는 자리바꿈에 불과했다.

지난해 이맘때부터, "연말에 일이 있으니까…." "가뭄이니까…." 하면서 질질 끌어 온 당정쇄신이 얼마 전 그 모양으로 나타났으니, 여당이 선거에서 완패한 것이다.

국민을 우습게 알면 그 대가를 받는 것이다. 정권 내부에서 싸움이 잦으면 레임덕 현상은 그만큼 빨라진다.

그렇게 되면 정권도 손해고 국가적으로도 이롭지 않다. 여권이 민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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