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5 세대를 잡아라.’25세에서 35세에 이르는 ‘2535’ 세대를 겨냥한 기업들의 마케팅전이 뜨겁다. 고객들을 연령이나 계층 직업 등 다양한 분류 기준으로 나눠 접근하는 ‘세그먼트 마케팅’(Segment Marketing)이 상품ㆍ서비스 판매 전략의 핵심축으로 자리잡으면서 경제력과 소비력을 함께 갖춘 2535세대가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패션, 레저, 식음료, 엔터테인먼트 등 2535 세대 취향에 맞는 분야의 업체들은2535 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전을 펴고 있어 눈길을 끈다.
▼2535 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2535 세대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에 20대를 보냈거나 20대에 접어들었던 이들이다. 따라서 나이만으로딱 잘라 ‘25세에서 35세 사이’라고 구분하기 어렵다. 대략 90년대 학번이 주축이 되며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혼용했던 세대이다.
1980년대 후반 ‘신세대’로불렸고, 1990년대 중반 이후 ‘N’세대로 규정됐던 이들도 2535 세대에 포함된다. 이들은 386세대로 통칭되는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더 자유분방하고, 좀더 실용적인 사고방식을 갖고있다. 당당히 자신의 주장을 펴면서도 기존 질서에 부합하려 애쓸 줄도 아는, 어찌보면 이중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왜 2535 세대인가.
2535는 어느 정도의 경제력과 구매력을 갖고 있고 소비 성향도 강한 편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연출하고 싶어하는 욕구도 강하다.
CD를 즐겨 듣지만 레코드판을 소장할 줄도 알고,e메일을 자주 사용하지만 소인이 찍힌 편지를 좋아하기도 하며, 스파게티도 좋아하지만 얼큰한 찌게류를 찾기도 하고, 캐주얼한 복장을 즐기지만 때와장소에 따라 정장 차림을 할 줄도 안다.
그 만큼 소비의 스펙트럼이 넓은 세대다.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 관계자는 “시장조사 결과 2535 세대가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유행을 선도하는 ‘실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535 눈길잡기, 뜨거운 마케팅전.
SK텔레콤은 2535 세대만을 겨냥한 요금할인상품 ‘유토’(UTO)를 출시했다. 카스맥주는 지난해부터 ‘톡 세대’를 주제로 한 테마 광고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랑과 일, 모든 면에서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다른 사람들의 평가야 상관없다는 2535 세대의 사고방식과 카스맥주의 ‘톡’ 쏘는 맛을 연결시켰다.
LG 레이디카드도 탤런트이영애씨를 자신의 능력과 여가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2535세대 커리어 우먼으로 등장시켜 재미를 봤다. 덕분에 LG 레이디카드는 출시 2년만에400만명의 회원을 확보, 여성 전용카드 선두자리에 올랐다.
입기편한 ‘이지 캐주얼’을표방한 마루는 이달 중순부터 ‘이국적인 느낌’ ‘낯선 곳으로의 여행’ 등을 꿈꾸는 2535 세대의 감성을 겨냥, 쿠바를 배경으로 한 광고를 선보였다.가전업계에서도 결혼을 앞둔 2535 세대의 입맛에 맛는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대형 LCD 프로젝터가 있는 소니의 ‘시네자’, LG전자의홈씨어터시스템 등이 영화 매니아가 많은 2535 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황상진기자 april@hk.co.kr
■대표적 2535 전용상품 SKT 'UTO'
‘세그먼트 마케팅’ 분야의 선두주자인 SK텔레콤이 또 한번의 ‘TTL 신화’를꿈꾸고 있다. 세그먼트 마케팅의 효시라고도 할 수 있는 20대 전용 회원제 상품 ‘TTL’을 선보여 ‘011’ 바람을 일으켰던 SK텔레콤이 10대를 겨냥한 ‘ⓣing’에 이어 2535 세대만의 요금할인 상품 ‘유토’(UTO)를 최근 출시했다. SK텔레콤이 10개월의준비끝에 내놓은 UTO는 2535 세대의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을 겨냥한 새로운 개념의 패키지 상품이다.
▼UTO는 ‘나만의 공간’ 의미.
TTL을 탄생시켰던 마케팅전략본부는 올 1월 고객 분석 과정에서2535 세대가 다른 세대와는 다른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2535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 조사결과, 이들은 10대와 기성세대의중간자적 세대로서 일과 여가를 동시에 추구하고, 자신만의 공간을 중요시하며, 연예 결혼 성공 등에 관심이 많다는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동전화 사용 행태 분석결과 다른 연령층보다 장시간 통화 비율이 높고, 특정 번호에 대한집중도가 높으며, 심야 및 주말 통화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535 세대의 특징과 이동전화 사용 행태를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패키지 상품을 출시키로 결정됐다.
UTO는 현실에 만족하지않고 항상 더 나은 삶을 지향한다는 뜻으로 ‘유토피아’(Utopia)에서 따왔으며, ‘당신’(You)과 ‘토’(土)를 조합한 신조어라고 SK텔레콤측은설명했다. 즉 UTO는 다른 사람의 침범을 받지않고 자신만의 삶을 추구할 수 있는 ‘나만의 영역’ ‘나만의 공간’이라는 의미이다.
▼UTO의 특징
UTO는 단순한 요금할인 상품에서 벗어나 자유분방하면서도 실용적인2535 세대의 성향 및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라이프 패키지 서비스’ 라는 점이 큰 특징이다. ▦통화량이 많은 2535 세대를 위해 2~5분까지는요금의 30%, 5분 이상 통화시 50%를 할인해 주는 ‘타임요금제’ ▦많은 사람보다 몇몇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히 하는 2535 세대를 위해 지정번호2회선에 대해 50%를 할인해 주는 ‘넘버요금제’ ▦야간과 주말에는 60% 할인된 10초당 9원의 요금이 적용되는 ‘레저요금제’ 등 세 가지 요금제가포함돼 있다.
또 UTO 가입자들에게전국 유명 음식점과 200여개 유명 호텔 바, 놀이공원, 전국 279개 영화관, 어학원, 헤어숍, 차량정비소 등을 이용하거나 콘서트, 해외여행등을 갈 때 10~5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UTO ID카드를 지급한다.
이밖에 매월 UTO 회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추첨을 실시,무료 해외여행권 등 1억원 규모의 보너스 혜택을 주는 행사를 개최한다. SK텔레콤은 UTO 출시에 ??춰 7명의 2535 세대 사원으로 UTO 전담팀을구성, 2535 세대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등을 분석, UTO 서비스를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다.
/황상진기자
■'UTO' 개발팀 이시혁부장
2535 시장을 겨냥한 이동전화 요금상품 ‘유토’(UTO)의 개발에 참가한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 프로모션팀장 이시혁(李時赫ㆍ42) 부장은 “2535 세대가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한 변화의 한 축인 만큼 그들의 ‘니즈’(needs)를 충족시켜야 한다는데 착안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10대와는 분명히 다르고, 그러나 40대 이상 중년층에 포함시키기에는 상대적으로 젊고 생동감 있는 2535 세대를 위해 그들에게 어울리는 그들만의 이동통신 문화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됐다는 얘기다.
이 부장은 그러나 “2535 세대의 문화를 하나의 틀에 수용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TTL과 ⓣing의 주타깃인 10대나 20대와 달리 2535세대는 하나의 키워드로 규정하기 어려울 만큼 너무나 다양한 삶을 살고 있어 동질적인 면을 찾아내기가 힘들었다는 뜻이다.
그는 또 “1999년 7월 개발한 TTL이나 지난 8월 출시한 ⓣing으로는 전 연령층을 커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UTO의 개발은 TTL에 가입한 20대, ⓣing에 가입한 10대들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2535 세대만의 이동통신 문화공간에 편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고객들을 연령 등으로 세분화해 접근하는 ‘세그먼트 마케팅’은 전 업종에서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지금은 UTO를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단계지만 이제 곧 일상적인 삶과 특별한 삶을 동시에 추구하는 2535 세대를 겨냥한 본격적인 UTO만의 마케팅이 시작될 것”이라고 UTO의 성공을 자신했다.
/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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