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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 공격 /나지무딘 파 前외무 인터뷰 "美 지상군 투입땐 사태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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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 공격 /나지무딘 파 前외무 인터뷰 "美 지상군 투입땐 사태 최악"

입력
2001.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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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은 냉정을 잃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시작한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공격을 중단하고 아프간 사태의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나지무딘 세이크(62) 전 파키스탄 외무부 장관은 28일 이슬라마바드 교외의 자택에서 본보와 가진 회견에서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이 교착상태에 빠진 전세를 만회하기 위해 지상군을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지상군 투입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베트남전은 아프간전에 비하면 피크닉에 불과할 것이라는 점을 미국은 러시아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미국의 공습 때문에탈레반의 사기가 오히려 높아졌다고 하는데.

“탈레반은 거의 90%가 징집병이다. 사기가 높아졌다기보다는 후퇴하면 죽으니까 결사적으로 싸우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프간 국민의 입장에서는 전선에 나간 자식이나 가족이 희생되면 탈레반을 탓하기보다는 미국을 원망할 수 밖에 없다.”

-지난 주 아프간에 잠입했다 처형된 압둘 하크 장군은 탈레반의 속임수에 넘어간 것인가.

“그가 포섭하려던 탈레반 지휘관이 배신한 듯 하다. 이를 봐도 탈레반의 결속이 공습 이전보다 강화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 일선 지휘관들에 대한 탈레반의 매수수법이 반탈레반 측보다 한 수 위였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의 처형으로 인한 타격은 미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보다 훨씬 클 것이다. 그만큼 명망이 높은 인물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북부 동맹은 미국의 작전이 지지 부진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데.

“소수 민족 연합체인북부동맹에게 카불 입성을 허용해 새 정부 구성의 주도권을 맡기기는 어렵다. 유혈사태가 불 보듯 하기 때문이다. 아프간 국민은 탈레반 못지않게 북부 동맹도 싫어한다.”

-공습 장기화로 아프간 난민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공습 때문에 식량수송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성인 한 명당 하루분 최소식량을 500g으로 잡고, 700만의 난민이 있다면 하루에 3,500톤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혹한기에 대비해 비축해 두려면 지금 하루에 5,000~6,000톤은 실어 날라야 한다.

도로사정 등으로 공습이 없어도 하루 1,600톤 정도 밖에 실어나르지 못한다고 한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 기아는 시한 폭탄인 셈이다. 아사자가 생기면 전쟁의 명분도 잃게 된다.”

-아프간 사태의 정치적인 해결책이란 무엇인가.

“자히르 샤 전국왕 중심의 새 정부 구성작업을 지원하는 일이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24~25일 페샤와르에서 개최된 임정 구성을 위한 대표자 회의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터키에서 북부동맹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회의도 큰 결실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아프간 사태는 로야 지르가(전국 부족ㆍ종교대표자회의)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1989년 소련군철수 직후에도 로야 지르가를 통한 새 정부구성 시도가 있었으나 파벌간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그 때와 무엇이 다른가.

“지금은 대다수 아프간 국민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국제사회가 도움을 주면 가능하다. 탈레반은 지역구민에 의존하는 정치조직이 아니다. 하나의 정치운동일 뿐이다. 그러나 로야 지르가는 민심에 기반을 둔 권력기구라고 볼 수 있다. 로야 지르가가 성공하면 탈레반은 급속도로 와해될 것이다.

이상석기자

behapp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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