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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야구,믿음 경영] (1)신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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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야구,믿음 경영] (1)신화는 없다

입력
2001.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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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공과 실패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알아야 실패의 재발을 막고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두산의 2001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은 스포츠이벤트로만 치부할 수 없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성공의 요인과 메시지를 분석해본다.

/ 편집자주

“두산의 우승은 곧 믿음 야구의 승리다.” 김인식 감독이 한국시리즈 9전9승에 빛나는 무패신화의 주인공 김응용 감독의 삼성을 물리치자 야구인들은 이렇게 평했다.

김인식 감독이 견지해온 ‘믿음 야구’는 두산그룹의 경영스타일과 맞닿아 있다. 믿음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땀과 노력, 그리고 ‘불가능은 없다’는 발상의 전환에서 출발한다.

■ 기다림의 미학

12일 현대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 유격수 홍원기는 8회 결정적 범실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홍원기의 실책은 엔트리에서 빠질 만큼 중대한 결격사유.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패인은 실수 때문이 아니라 공격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넘겼고 홍원기는플레이오프에서 12타수 5안타(홈런 3개 포함)의 훌륭한 성적으로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두산그룹 경영에서도 ‘기다림의 미학’은 위력을 발휘했다. 94년 업계 7위인 ㈜경월소주를 인수한 두산은 ‘그린소주’를 만들어 96년 시장점유율 18%에 육박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지난해를 고비로 5~6%대로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일각에서 매각론까지 대두됐지만 박용오(朴容旿) 회장의대답은 “기다려봅시다”. 결과는 올 1월 신상품 ‘산소주’가 나오면서 10%이상까지 회복되는 성공으로 나타났다.

■ 뚝심의 위력

두산그룹은 IMF 위기 직전인 96년 국내기업중 가장먼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3M, 코닥, 네슬레 등 우량기업은 물론 을지로 본사사옥까지 과감하게 매각하는 구조조정에 반대의 목소리도 컸만 박 회장은“나에게 걸레는 남에게도 걸레”라는 유명한 ‘걸레론’을 피력하며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다.

두산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확보, 곧바로 밀어닥친 IMF한파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었다. 재계에 만연해 있던 대마불패신화를 박 회장은 결코 믿지 않았던 것이다.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의 부재, 정규시즌 동안 내내 계속된 주전 선수들의 부상. 더구나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서 우승한 사례는 1992년 롯데가 유일.

하지만 두산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6점차를 뒤집고 역전승을 거뒀고 6차전에서도 두 차례나 전세를 뒤집는 재역전극을 펼쳤다.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26차례나 역전승을 일군 바탕은 뚝심이었다. 뚝심은 선수들이 흘린 땀의 결정체였다.

■사람이 곧 재산

두산에서 눈에 띄는 에이스는 없었다. 하지만 평범한 선수를 조련시켜 에이스로 만들어내는 것은 감독의 능력.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 덕분에정규리그 6승에 머물렀던 투수 구자운은 한국시리즈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로 에이스로 거듭났다.

안경현 홍성흔 홍원기 등 하위타선도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팀공격을 주도했다.

사람은 재산이다. 이는 두산그룹의 경영철학. 두산은 95년부터 매년 200여명의 사원을 선발, 보름 정도의 ‘해외 배낭여행’의 기회를 준다.

세계각국의 변화상을 보고 글로벌한 시각을 갖추라는 것이 목적.95년 국내기업 중 최초로 연봉제를 실시한 것도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결정이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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