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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화단의 제임스딘' 록록 광기와 욕망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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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화단의 제임스딘' 록록 광기와 욕망의 삶

입력
2001.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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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폴록(Jackson Pollockㆍ1912~1956)은 위대한 화가였다.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도 그 사실을 알아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의 뜻대로 세상이 그의 천재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운명처럼 한 여인이 필요했다.

예술가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폴록의 삶은 드라마틱했다. ‘화단의 제임스 딘’으로 불려질 정도로 대중에게 알려진 그의 삶도, 배우 에드 해리스가 창조한 폴록도 그렇다. 에드 해리스 감독 주연의 ‘폴락’은 실제보다 더욱 극적으로 표현했을지도 모른다.

미국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 무명 화가 폴록에게 한 여류 화가가 찾아온다. 리 크레이즈너(마샤 게이 하든)는 한 눈에 강렬한 색채와 자유분방한 추상적 이미지로 가득 찬 폴록의 작품에서 천재성을 발견한다.

폴록은 크레이즈너에게 사랑과 아기를 갈구했지만, 크레이즈너는 폴록의 천재성에 집착한다.

첫 데이트에서 크레이즈너는 고향이 어디인지보다는 스승이 누구인지를 먼저 묻는다.

알코올 중독과 신경쇠약에 빠져있던 폴록이 무명 화가에서 ‘미술계의 이단아’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크레이즈너와의 만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두 사람의 만남부터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서로에 대한 집착으로 상처를 주고 받고 헤어지기까지, 다른 여인으로부터 위안을 얻으면서 불운한 사랑을 하고 자동차 사고로 숨지기까지 폴록은 천부적 재능과 인간적 욕망 사이에서 갈등했다.

그의 삶은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로서 고흐, 까미유 끌로델, 로댕, 피카소 못지 않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트루먼 쇼’에서 매스미디어의 광기를 드러내는 프로듀서 역을 했던 에드 해리스는 폴록의 예술가적 광기, 이단아적 면모를 리얼하게 살려낸다.

개인전 파티장에서 술에 취해 벽난로에 오줌을 누고, 사조를 따지며 작품 경향을 분석하는 이들에게 “그딴 건 당신이나 그려. 나는 그냥 그려”라고 말한다.

물감을 흘리고 붓고 뿌리는 ‘액션 페인팅’의 역동적이면서도 유연한 작업마저도 능숙하다.

15년 전부터 잭슨 폴록의 전기 영화를 구상하고 직접 액션페인팅 기법을 익히는 등 45년 전에 세상을 떠난 폴록을 몸속 깊숙이에서 끌어냈다.

마샤 게이 하든은 이 영화로 2001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두 배우의 열연 덕분에 ‘폴락’은 미술 영화보다는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드라마로 정의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폴록이 활동했던 1940~50년대의 뉴욕 화단도 생생하다. 미술계의 거대 후원자였던 페기 구겐하임은 파티에 모빌 모양의 귀고리 차림으로 나타난다.

폴록의 경쟁자이자 예술욕을 부추기던 윌렘 드 쿠닝은 발 킬머가 맡았다.

듀크 엘링턴, 베리 굿맨, 빌리 홀리데이 등의 재즈 선율도 폴록의 예술혼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10일 개봉.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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