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기술(BT) 발달로 바이오 산업이 급팽창하면서 식품업과 제약ㆍ화학 업종의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식품 업체들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면서 첨단 의약품을 내놓는가 하면 화학 기업들도 다각화 차원에서 생명공학 기술과접목한 다양한 건강식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LG의 화학계열 지주회사인 LGCI는 밥을 지을 때 쌀과 섞어 넣으면, 밥이 찰지고맛이 좋아지며 부족한 칼슘도 보충할 수 있는 ‘밥칼슘’을 개발, LG홈쇼핑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밥칼슘은 녹황색 야채를 발효시켜 만든 젖산 발효칼슘으로, 위장장애를 일으키기 쉬운 기존 소뼈 성분의 칼슘제보다 안전하고 체내 흡수도 빠르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화섬 업체인 새한은 올해 특수사업으로 게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이라는 건강식품을개발, 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 자체 필터 기술을 활용, 올 6월부터 맞벌이 부부를 대상으로 분유를 잘 녹게 하는 유아특수기능이 첨가된 냉ㆍ온 정수기 ‘아기샘물’을 개발, 정수기 사업을 시작했다.
정유업체인 SK㈜도 간질치료제와 우울증치료제 등 신약제를 개발, 해외 기술 판매와로열티 수입으로 1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올해 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SK케미칼은 동신제약을 전격 인수한데 이어, 곧 관절보호효과를 가진 관절염 치료제를 출시하고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전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화섬업체인 코오롱은 계열 벤처기업인 티슈진과 안트로젠을통해 획기적인 퇴행성 관절염 치료법, 심장근육 재생치료법 개발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사와 두산 제일제당 대상 대한제당 풀무원 등 주요 식품업체들도 식품뿐 아니라 의약품 등 바이오사업비중을 늘리고 있다. 삼양사는 올 5월부터 국내 시판 중인 유방암 치료제 ‘제넥솔주’에 이어 지난 8월 ‘제넥솔PM주‘에대한 첫 임상시험을 시작, 2004년께 제품화를 계획하고 있다. 두산은 최근 피부질환 치료용 의약성 화장품 ‘케어닉’을 개발한 데 이어 유소아및 성인용 크림, 로션 등도 출시할 계획이다.
올 들어 생명공학 기술인력을 늘린 제일제당은 우수 바이오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서울대와 삼성증권, 녹십자벤처투자 등과 공동으로 서울대농생명과학대 내에 창업보육센터(바이오밸리)를 열었으며 대한제당도 최근 신촌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함께 바이오 벤처기업을 설립, 암 진단 예측DNA 칩 개발에 착수했다.
조미료 업체인 대상은 올 초 생식품을 출시하면서 건강보조품사업에 나섰으며 제과와 빙과시장을 평정한 롯데제과는 최근일양약품 계열사인 IY&F를 80억원에 인수한 뒤 건강보조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이 발달하면서화학과 식품ㆍ제약은 이제 한 울타리 안에서 윈-윈 전략을 추구할 때가 됐다”며 “선발 기업들이 바이오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업종 구분 없이수익성 위주로 사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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