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아프간 공격 / 탄저수사 '등잔밑'에 초점
알림

美 아프간 공격 / 탄저수사 '등잔밑'에 초점

입력
2001.10.29 00:00
0 0

미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탄저균 테러의 배후는 과연 누구인가.연방수사국(FBI) 등 수사당국은 ‘얼굴 없는 테러범’의 정체가 뉴욕과 워싱턴 테러의 용의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과 연관됐기 보다는 미국 내부의 극단주의자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사건발생 초기부터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의 연계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구체적 물증’이 없다고 말해왔던 미 정부 당국자들도 국내 조직 소행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민주당 상원 원내 총무인 톰 대슐 의원에게 보낸 편지에 들어있던 탄저균은 미국내의 미생물학 박사나 첨단시설을 갖춘 실험실 등에서 제조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도 27일 FBI와 중앙정보국(CIA)의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탄저균 테러는 국제 테러리스트보다는 미국내의 극렬 분자들의 소행일 가능성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금까지의 수사를 분석한 결과 여러 정황으로 미뤄 해외 테러 집단의 소행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이슬람 극렬 테러리스트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국내조직과 극단주의 조직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FBI 등이 미국내의 극단주의자, 특히 유대인들을 혐오하는 백인 우월주의자의 범행일 가능성으로 보는 근거는 우선 탄저균 테러가 알 카에다 조직의 과거 테러수법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들고 있다.

수사당국은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과 미 해군 구축함 콜호 등에 대해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알 카에다 조직이 그 동안 ‘미국에 대한 응징’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자살폭탄을 이용한 다수의 인명살상수법’을 구사해왔지만 공포를 유발하는 전술은 사용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또 이번에 탄저균이 배달된 대슐 의원과 NBC의 앵커 톰 브로코가 대표적인 정치, 언론계의 소수민족 유화론자 및 친 유대계 인사라는 점 등도 미국내의백인 우월주의 조직 범행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보고있다.

대슐 의원 등에게 우송된 편지의 필적감정 결과도 국내조직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감정결과 3통의 편지는 기본적으로 동일인의 필체로 나타났는데 편지작성 날짜를 ‘09-11-01’로 쓴 것은 미국에서만 주로 사용되는 날짜 표기 방법이다.

다만 ‘A is B’ 또는 ‘A to B’등의 단순 어투를 사용한 점과 ‘알라는 영원하다’라고 적시한 것은 편지 작성자를 이슬람인의 소행으로 위장하기 위한 수법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수사 관계자는 1997년 백인우월주의를 신봉하는 한 미생물학자가 페스트균과 탄저균 등을 구입하려다 적발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