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는 줄고, 쌀제품은 뜨고.’정부가 쌀 증산정책을 포기할 정도로 쌀 소비가 급격히 줄고 있지만 쌀을 원료로한 과자나 음료 등 가공식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기업이 쌀제품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전문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나서는 등 쌀가공식품 분야는 식품업계의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떠오를 기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 기린,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등 주요 제과업체들이 쌀과자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쌀과자 시장 매출규모가 2000년 252억원에서 올해엔 410억원대로 무려 63% 가량 급신장할것으로 전망된다.
‘쌀과자 콩고물’, ‘조청유과’ 등으로 지난 해 150억원의 매출을 올린 1위 업체 농심은 옛날 가마솥 누룽지 맛을 살린 쌀과자 ‘안성 누룽지’를 최근 출시, 연말까지 18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쌀과자 시장은 1987년 기린이 ‘쌀로별’, ‘쌀로본’ 이라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됐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라운제과가 ‘참쌀설병’과 ‘참쌀선과’를, 해태제과가 ‘햇쌀’을각각 내놓으면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쌀음료 역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99년 웅진식품이 ‘아침햇살’을 처음 출시, 새로운 시장을개척한 이후 주요 음료업체들이 유사한 형태의 쌀음료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전체 시장규모가 500억원(99년)→1,200억원(2000년)→1,400억원(2001년 예상치)으로 급성장하는 추세다.
쌀가공제품이 새롭게 조명을 받기 시작한 가운데 제일제당은 6월 전통 쌀가공식품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쌀가공연구센터’를 설립, 쌀시장 영토확장에 나섰다.
제일제당은 쌀가공 기술의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떡과 죽, 식혜, 조청, 쌀 발효요구르트 등의 상품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쌀 가공 선진기술을 보유한 일본 등 외국과 공동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올 해에만 1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전문기술을 축적해 나갈 계획”이라며“쌀 소비는 줄고 있지만 쌀의 용도를 다양화한다면 충분히 신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 1인당쌀 소비량은 식생활의 서구화로 1995년 106.5㎏이던 것이 2000년에는 93.6㎏으로, 6년 사이에 13㎏이나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적정 재고량 550만섬의 2배나 되는 쌀이 창고에 쌓여있는 형편. 제과업계 관계자는 “쌀 자체가 소비자에게 친숙한 소재인데다 고유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최근 쌀 풍작으로 재고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원료를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쌀제품 개발 열기를 달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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