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의 재벌 빈 라덴 가(家)가 오사마 빈 라덴 때문에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28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9ㆍ11 테러참사 후 미국에 거주하던 빈 라덴가 사람들은 외출을 삼간 채 숨어 지내왔고 상당수는 사우디로 피신했다.
그러나 이들은 테러 여파가 따가운 눈총을 넘어 빈 라덴 그룹이 지분 참여한 세계적 투자자문사 골드만 삭스, 메릴린치, 칼라일그룹 등이 관계단절을 결정하는 등 사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지경에 이르자 탈출구 모색에 나섰다.
특히 하버드 법대 졸업생인 오사마의 배다른 형제 압둘(35)은 현재 법조계 인사와 PR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가문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그의 자문단에는 뉴욕의 유명 변호사 스탠리 어킨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스티븐 골드스타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빈 라덴가에 “침묵하면 더 큰 손해를 입는다”고 충고하고 있다. 빈 라덴가와 친분이 두터운 외과의사 테러 베넷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는 성명을 낼 것을 권했다. 골드스타인은 한 발 더 나가 테러 희생자를 위해 거액의 기부금을 낼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빈 라덴가에도 사위인 모하메드 자말 칼리파 등 오사마와 그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에 동정적인 이들이 더러 있어 가문내 총의를 모으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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