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이 변화할 것 같다. ‘교육’의 기능이 보다 강화될 조짐이다.“EBS의 프로그램은 실용적이어야 합니다.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얻어가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24일 취임한 EBS 김학천(60) 사장은 ‘방송의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실용성을 살려 ‘교육방송’을 다른 지상파 방송들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EBS는 그에게 낯선 곳이 아니다. 1980년~91년 기획국장, 본부장을 거쳐 부원장, 원장까지 지냈다.그러나 10년 만에 돌아온 EBS는 달라져 있다.
“매스미디어의 환경이 바뀌었죠. EBS도 위성까지 포함하면 TV 채널이 세 개나 됩니다. ‘시청률’에 대한 의식도 철저하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사실 최근 EBS프로그램을 보면 인기 연예인이 출연하는 등 시청률 경쟁에서 버티기 위한 시도가 엿보였다.
김 사장은 “기로에 서 있다. 좀 더 자극적으로 만들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도록 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교육방송’은 좋은 내용, 사회적 기여도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시청률도 양이 아니라 질을 따질 것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을 얻었는지, 방송대상 시청자층이 만족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언론학자(건국대)로서 그는 방송의 산업적 측면보다는 문화적 측면을 중요시했다. 하지만 이제는 학자가 아닌 경영자로서 그 고집을 펼쳐나가기에 부담스럽지 않을까.
“아마도 싸움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우선 제작진과의 싸움이다. ‘프로그램이 재미없어지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고정관념과 싸워가며, 내용과 재미를 모두 살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요즘의 방송환경에서 쉽지 않은 길이다. “무너져가는 공교육의 보완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다. 학과중심에서 학교교육의 현실을 분석적으로 짚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김 사장은 EBS에 바라는 것도 많다.
체계적인 직업 교육을 활성화하고, 다큐멘터리도 강화하고 싶다고 한다. 라디오에서 사라지고 있는 ‘문예물’도 살리고 싶어한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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