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의 폭음과 미사일 폭발, 탈레반의 총성 등이 가득찬 아프가니스탄의 하늘에 음악이 되돌아왔다. 1996년 탈레반이 집권하면서 이슬람 교리를 이유로 모든 종류의 음악을 금지한 후 처음이다.MSNBC는 25일 미군이 아프간 전역에 소형 라디오를 투하한 뒤 파슈툰어 등 현지어로 음악방송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라디오에선 이른 아침과 저녁 하루 두차례씩 아프간 민속음악 뿐아니라, 금지령 이전에 들었음직한 유행가와 팝송, 연인과의 사랑을 그린 노래 등이 흘러나온다.
아프간 국민들에게 탈레반 집권 이전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려는 심리전이다.
전자전 군용기인 EC-130 ‘솔로 코만도’가 송출하는 이 방송은 미군의 공습으로 방송망이 마비된 탈레반의 관영 ‘라디오 샤리아’와 동일한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라디오 샤리아는 이번 주 들어서 방송을 재개했으나 하루 1시간정도 카불에서만 방송되고 있어 사실상 미군이 다이얼을 점령한 셈이다.
그러나 밤낮 계속되는 공습과 기아에 허덕이며 생존에 급급한 아프간인들 가운데 실제로 이 방송을 듣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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