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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이후 정국 / 이회창 총재의 구상은…"대화·협력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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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이후 정국 / 이회창 총재의 구상은…"대화·협력의 길로"

입력
2001.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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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설정한 재ㆍ보선 후 정국대응의 기조는 대화와 협력이다. 이 총재는 26일 총재단 회의와 의원총회에서 분명한 어조로 이 같은 방향을 제시했다.이 총재는 “실로 두렵고 겸허한 마음으로 선거 결과를 받아 들여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대결보다는 상생의 정치,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국민우선의 정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굉장한 책임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소회를 밝힌 뒤“민생과 경제회생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다짐했다.

원내 사령탑인 이재오(李在五)총무 역시 “지금까지는 투쟁의 시간이었으나 이제는 타협의 시기가됐다”면서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제 1당으로서 여당과 협상을 통해 대화국면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선거도 끝났으므로 지나친 정쟁을 지양하고 민생우선으로 나가는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부총재들이 많았다”고 총재단 회의 내용을 소개했다.

‘대화와 타협’의 대응 기조는 일차적으론 자신감의 산물이다. 1석만 충원하면 재적(273석) 과반이 되는, ‘136석의 파워’가 주는 여유다.

“과반에 한 자리 모자라지만, 수의 우위에 바탕한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의 얘기는 그 자체가수의 힘에 근거해 있다.

대화와 타협의 기조는 다른 한편여론 순응책이다. 재ㆍ보선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확인한 민심의 가장 큰 줄기는 “제발 싸움질 그만 하라”는 것과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다.

소모적 정쟁에 대한 극도의 혐오와 염증은 언제 부메랑이 돼 이 총재에게 되돌아 올지 모를 일이다.

“지금까지는 여권이 만드는 상황에 대처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상황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됐다. 앞으로는 수권 정당으로서의 역할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는 한 핵심당직자의 언급은 이 같은 민심읽기와 무관하지 않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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