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는 26일 재ㆍ보선 결과에 풀 죽은 당직자들과 달리 무덤덤해 했다. JP는 “한나라당이 정국주도권을 잡았다”는 기자들의 지적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한 건 밟고 강한 건 끌어내리는 경향이 있으니 지켜보라”며 선뜻 동의하지 않았다.측근들도“여론은 쉽게 변하고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라고 거들었다.
JP는 이날 선거결과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과욕이 빚은 결과”라고 평했다. 한나라당으로 민심이 쏠렸다는 평가를 유보하는대신 여권의 실정을 부각시킨 것이다.
여야 모두를 향한 JP의 깊은 불신이 엿보이는 평가다. 당내 일각에선 의원들의 이탈가능성 등 후유증을 우려했으나 JP는 “한나라당이나 의원들이나 그렇게 어리석진 않다”고 일축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당분간현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우린 당장 움직여 봐야 뾰족한 수가 없으니 관망하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말했다. ‘wait and see’는정국이 불리할 때면 JP가 으레 꺼낸 처방전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불투명한 당의 진로 등 버거운 숙제를 풀기에 역부족이라는 데 고민이 숨어 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